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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트북을 열며]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미의 미래를 바꾼다

6·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지역사회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투자처가 충청권이나 호남권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트북을 열며]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미의 미래를 바꾼다

▲ 이봉한 중서부본부 기자

6·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지역사회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투자처가 충청권이나 호남권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차별론을,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적 홀대론을 꺼내 들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지만 지금 구미에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이다.

반도체 산업은 공장 하나를 유치하는 단순한 지역 경쟁이 아니다. 국가 산업구조와 공급망, 연구개발, 소재·부품·장비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거대한 산업전쟁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있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을 통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 성장거점을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 역시 용인 중심의 수도권 생산기지와 함께 지방 거점을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국가 전략 속에서 구미는 결코 변방이 아니다.

구미는 이미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돼 있다. SK실트론을 비롯해 원익큐엔씨 등 핵심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고, 300여 개가 넘는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웨이퍼와 세라믹 소재, 첨단 부품 분야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지금 구미가 집중해야 할 것은 특정 기업의 투자 발표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라는 더 큰 그림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순한 정부 사업이 아니다. 기업과 연구소, 대학, 시험인증기관, 투자자본이 집적되는 산업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다.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업들은 기술 협력과 인력 확보, 원가 절감이 가능한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몰리게 된다.

세계적인 반도체 도시들의 성장 과정도 이를 증명한다. 대만 신주과학단지는 연구개발과 소재부품 산업이 먼저 집적된 뒤 TSMC의 대규모 생산시설이 들어섰고, 미국 애리조나 역시 생태계 구축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팹(Fab) 투자가 이어졌다.

구미도 다르지 않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공장 유치에 있다. 클러스터는 그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발판이다.

현재 구미는 넓은 산업용지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상대적으로 낮은 입지 비용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특화단지와 클러스터까지 갖춰진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생산시설 신설을 검토할 충분한 조건이 마련된다.

팹 하나가 가져오는 효과는 단순한 공장 유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수조 원대 투자와 수천 명의 직접고용, 협력업체와 장비업체 유입, 청년 일자리 확대,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지방소멸 위기를 걱정하는 지역에는 사실상 미래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지금 구미가 해야 할 일은 지역 차별을 탓하거나 정치적 유불리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통해 산업 생태계를 완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팹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목적지가 아니다. 구미의 미래를 바꿀 반도체 팹 유치로 가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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