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5조 성과급’ 갈등 점입가경
기업 경쟁력 약화·주주가치 훼손 우려
노동의 권리와 주주보호 의무의 충돌
공공뉴스=이화종 기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넘어 노조와 주주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전례 없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상 최대 실적에 부합하는 대규모 성과급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자 이에 반발하는 주주들이 주주가치 수호를 명분으로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경제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3일 삼성전자 노조가 평택캠퍼스에서 성과급 확대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같은 시각 맞은편 인도에서는 500만 주주들을 대표하는 투자자들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규탄하는 맞불 집회를 열어 양측의 목소리가 격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주주 권익 침해 경계 집단 반발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들은 500만 주주 총궐기대회를 준비 중이다. 오는 23일 오전 10시부터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대로 5 인도에서 열 예정이다.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본부’는 현재 참가할 주주들을 모집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 예고와 대규모 성과급 요구에 대해 삼성전자 주주들은 주식 가치 하락과 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운동본부는 지난 20일 평택경찰서에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삼성전자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누구라도 참여 가능하다고 밝혔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세계 최고 반도체 공장 폐쇄라는 무도한 요구에 맞서 500만 주주들이 일어나야 한다”며 “지금 삼성이 갖게 된 세계적 위상은 직원뿐 아니라 주주의 끊임없는 성원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500만 주주 총궐기대회를 준비 중인 이들은 노조가 요구하는 45조원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역대 최대 R&D 투자비인 38조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인공지능 반도체 등 차세대 시장에서의 투자 실기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주 집회 측은 경영자나 근로자만의 잔치가 되어서는 안 되며 주주 보호가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파업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초래될 경우 하루에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의 분석이 나오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주주들이 노조의 주장에 반발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상생의 길을 찾아보자는 입장이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파업의 불법성과 함께 주주 보호를 시사하며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21일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에 ‘23일 집회 관련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 업무 수행 협조 요청’ 공문을 전송했다.
사측은 공문을 통해 “노사의 상생을 기대한다”며 “직원 여러분과 주변 주민이 인적·물적 관련 피해를 입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원회도 우려를 표했다. 이찬희 위원장은 정기회의에서 “노조의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삼성전자가 주주와 투자자, 협력사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업인 만큼 파업 결정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본부는 오는 23일 오전 10시부터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대로 5 인도에서 열 예정이다. <사진출처=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본부>
◆노동 정당한 분배와 과거 희생 강조하는 노조 목소리
한편, 노조 측은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한 노동자들의 기여도를 보상 체계에 우선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투자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공정한 이익 배분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를 필두로 한 노동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원을 상회하는 등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탈환한 만큼 성과에 걸맞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약 45조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반도체 업황 악화 당시 겪었던 성과급 0원의 기억과 그간 구성원들이 감내해온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실현할 적기라는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기업이 거둔 막대한 이익이 연구개발이나 설비 투자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헌신한 노동자들에게도 공정하게 배분되어야 노동 의욕 고취와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노조는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며 생산 라인에 차질이 생길 경우의 책임은 전적으로 경영진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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