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네이버가 통합검색 상단에서 제공해 온 ‘연관검색어’ 서비스를 이달 30일부로 종료한다. 2007년 도입 이후 약 20년 가까이 유지돼 온 기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연관검색어는 이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와 함께 검색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제시해 정보 탐색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 이용자의 검색 패턴과 관심사를 반영해 추가 정보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키워드 중심 검색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 기능이었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제 키워드 나열 방식 대신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분석해 정보를 요약·정리해 제공하는 방향으로 검색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개편이 AI 기반 검색 경험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클로바X’·‘큐’ 종료…실험에서 통합 전략으로
네이버는 이달 9일부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AI 검색 서비스 ‘큐(Cue:)’도 종료한다. 2023년 8월 베타 형태로 공개된 클로바X는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한국어 특화 챗봇으로, 이른바 ‘한국형 챗GPT’로 주목받은 바 있다.
큐 역시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이어왔지만, 대기 명단 방식 운영과 제한적 공개로 대중적 확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네이버는 두 서비스를 ‘AI 실험실’로 활용해 기술과 데이터를 축적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클로바X 운영을 통해 확보한 이용자 피드백과 학습 데이터는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에 반영됐고, 큐 베타 테스트 경험은 현재의 ‘AI 브리핑’에 내재화됐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체 AI 모델 경쟁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이용자 중 챗GPT 이용 비율은 41.8%에 달한 반면, 클로바X 이용 경험 비율은 2.0%에 그쳤다. 구글 제미나이와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이용률도 각각 9.8%, 2.2%로 집계됐다.
‘AI 브리핑’에 선택과 집중…검색 결과 20% 적용
네이버는 개별 AI 서비스 경쟁 대신, 기존 검색과 쇼핑·지도 등 자사 핵심 서비스 전반에 AI를 녹여내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3월 도입한 ‘AI 브리핑’이 있다. AI 브리핑은 이용자의 검색 질의에 대해 핵심 내용을 요약해 상단에 제시하는 기능으로, 현재 전체 통합검색 쿼리의 약 20%에 적용되고 있다. 회사는 연말까지 적용 범위를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함께 많이 찾는’과 같은 AI 기반 검색어 제안 서비스도 병행 운영 중이다. 이는 AI가 이용자의 검색 의도와 최신 이슈를 분석해 관련 키워드를 제시하는 구조로, 기존의 단순 연관검색어와는 작동 방식이 다르다.
네이버는 이처럼 산재된 AI 기능을 통합하고 개인화 요소를 강화해 검색 경험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AI 탭’ 출시…검색에서 실행까지 연결
올해 상반기 중에는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AI 탭’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AI 탭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검색 결과를 쇼핑·플레이스·지도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특정 상품이나 장소를 검색하면, 대화형 인터페이스 안에서 구매·예약·주문까지 이어지는 ‘에이전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앞서 도입된 쇼핑 AI 에이전트 역시 커머스 전반으로 확대 적용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AI는 서비스의 진화를 넘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곡점”이라며, 네이버만의 차별화된 에이전트 경험을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범용 LLM 경쟁 대신 ‘버티컬 AI’…성공 가능성은?
이번 전략 전환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범용 거대언어모델 경쟁에 자원을 집중하기보다, 네이버가 강점을 지닌 검색·커머스·콘텐츠 플랫폼에 AI를 결합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AI·플랫폼 산업 전문가는 “네이버의 이번 결정은 범용 챗봇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서비스 통합형 AI로 재정렬하는 움직임”이라며 “검색과 쇼핑 데이터가 축적된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는 버티컬 에이전트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중장기적으로 자체 모델 기술력 격차를 어떻게 보완할지는 과제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모태인 ‘검색’이 키워드 중심 구조를 벗어나 AI 중심 구조로 전환되면서, 국내 플랫폼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AI 브리핑과 에이전트 전략이 이용자 체감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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