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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너무 높은 자율주행 레벨3의 벽, "왜 못 넘나"

호세 무뇨스 사장은 "자율주행과 AI 기반 기술은 차량 개발과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벤츠·BMW 멈췄다…테슬라도 아직 레벨2 현대차의 자율주행 로드맵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흐름과...

너무 높은 자율주행 레벨3의 벽, "왜 못 넘나"

자율주행 레벨3 상용화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고도화된 레벨2와 로보택시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챗GPT 생성이미지

자동차가 대신 운전하는 레벨3 시대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G90에 레벨2+탑재를 예고하고 벤츠와 BMW가 레벨3에서 한발 물러선 가운데 자율주행 선두주자로 꼽히는 테슬라 역시 아직 레벨2 기반 기술에 머물러 있다.

높은 레벨3의 문턱 앞에서 고도화된 레벨2와 로보택시를 병행하는 구조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으며 자율주행 경쟁의 기준도 단계보단 데이터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현대차, 하반기 레벨2+ 탑재 G90 온다

현대자동차가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G90 부분변경 모델에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고 2028년에는 레벨2++까지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향후 도심 주행까지 확장하겠다는 단계적 로드맵이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레벨2는 차량이 조향과 가감속을 수행하지만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며 책임을 유지해야 한다. 반면 레벨3부터는 차량이 주행을 맡고 운전자는 시스템 요청 시에만 개입하면 된다. 기술이 주행보조 개념을 넘어 운전의 책임 주체가 되는 셈이다.

G90은 원래 현대차 자율주행 전략의 출발점으로 지목됐던 모델이다.

현대차는 2020년 G90을 통해 레벨3 자율주행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선언했지만 양산 적용이 연기되며 현실화되지 못했다. 당시 현대차는 “실도로 테스트와 데이터 축적, 소프트웨어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한때 자율주행의 첫 주자로 내세웠던 G90이 다시 전면에 세워졌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기술 로드맵을 재정비해 시장에 내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자율주행과 AI 기반 기술은 차량 개발과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제58기 주주총회가 26일 개최됐다. 사진=현대차그룹

벤츠·BMW 멈췄다…테슬라도 아직 레벨2

현대차의 자율주행 로드맵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에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상용화한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이다. 고속도로 특정 구간에서 차량이 주행을 담당하는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을 출시하며 레벨3를 실제 시장에 적용했다. 다만 최근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벤츠는 제한된 속도와 적용 조건, 수요 한계 등의 이유로 레벨3 확대보다는 활용 범위가 넓은 감독형 자율주행 기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BMW 역시 마찬가지로 레벨3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최근 7시리즈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 퍼스널 파일럿 L3를 제외했다. BMW는 “레벨3 시스템을 적용했지만 수요가 수익을 낼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테슬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풀 셀프 드라이빙(FSD)’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 시스템은 여전히 운전자 주시를 전제로 하는 레벨2 범주에 머물러 있다. 기술 경쟁의 정점으로 여겨졌던 레벨3가 실제 시장에서는 기대만큼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책임·제도·비용, 레벨3 가로막는 삼중고

레벨3가 지체되는 배경에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책임과 제도, 비용 등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 있다.

레벨2까지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가 명확하지만 레벨3가 되면 운전의 주체가 모호해진다. 이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명확히 가리기 어렵다. 원인이 차량의 센서인지, 소프트웨어의 판단 오류인지, 운전자의 대응 지연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제도 역시 기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도로교통법 제48조에 따라 운전자에게 안전운전 의무가 부과되는 구조다. 차량이 주행을 담당하더라도 책임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캘리포니아 차량국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FSD 표현이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테슬라는 운전자 감독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비용 부담도 크다. 로이터는 2월 23일 보도에서 자율주행 레벨3 시스템을 둘러싼 업계 논쟁을 전하며 “고속도로용 레벨3 시스템 개발 비용이 최대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 조사 결과를 인용한 것으로 기존 레벨2 시스템 대비 약 두 배 수준이다. 같은 보도에서 레벨3 기술이 비용 대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시험 운행 중인 테슬라 로보택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높은 레벨3의 벽, 경쟁은 데이터·상용화로 이동

레벨3가 기대만큼 확산되지 못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레벨2 기반 기술을 고도화하며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특정 지역과 조건에서 작동하는 레벨4 자율주행을 별도로 실증하는 투트랙 전략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양산차와 서비스 영역을 분리해 최적화된 방식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는 접근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구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차량과 데이터,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개발 체계를 구축하고 확보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번 주총을 통해 발표한 레벨2 고도화와 모셔널을 중심으로 레벨4 로보택시까지 확장하는 전략 역시 같은 흐름이다.

테슬라는 이러한 구조를 이미 실행하고 있다. 고도화된 FSD를 통해 개인 차량의 자율주행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로보택시 중심 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차량 판매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다시 알고리즘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캘리포니아 규제와 관련해 “승인 과정이 길고 우리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언급하며 상용화의 현실적 장벽을 짚기도 했다.

레벨3로 진입하기 위한 문턱이 높은 가운데 완성차 업계는 고도화된 레벨2와 레벨4 로보택시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경쟁의 기준이 특정 단계 달성에서 실제 작동하는 기술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데이터 축적과 상용화 속도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버와 함께 시범 서비스 중인 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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