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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너로 정했어” 포켓몬 카드 열풍… 1020 과소비 우려

최근 포켓몬 카드가 인기를 끌며 반복 구매에 따른 과소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오후 부산 중구 한 기념품 할인 매장에 진열된 포켓몬 카드.

포켓몬 출시 30주년 인기 폭증

카드 거래액 지난해 대비 35배

희귀 카드 확률 공개 의무 없어

전문가 “수량 공개 법제화 필요”

최근 포켓몬 카드가 인기를 끌며 반복 구매에 따른 과소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16일 오후 부산 중구 한 기념품 할인 매장에 진열된 포켓몬 카드. 이재찬 기자 chan@

지난 1일 열린 부산교통공사 배틀 토너먼트. 이재찬 기자 chan@

“처음에는 구독 중인 유튜버가 포켓몬 카드팩을 뜯는 영상을 보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한 달동안 20만 원 넘게 썼어요.”

지난 1월부터 포켓몬 카드를 사들이기 시작한 대학생 정연호(24·금정구) 씨는 “처음에는 호기심에 한두 팩을 샀지만 희귀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구매 횟수가 점점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포켓몬 카드가 어린이와 청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반복 구매에 따른 과소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희귀 카드를 보고 부모에게 구매를 요구하는 초등학생부터 유명 인플루언서의 카드 개봉 영상을 계기로 구매를 시작했다가 적지 않은 돈을 쓰는 대학생들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한정판 물품 거래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올해 1~4월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카테고리 누적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25% 증가했고, 4월 거래액은 1만 5325% 늘었다. 올해 상반기 포켓몬 카드 거래액 역시 직전 반기보다 약 35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에서도 포켓몬 카드를 찾는 어린이와 청년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1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교통공사 배틀 토너먼트’에는 예선 통과자와 현장 참가자 등을 포함해 5000여 명이 모였다. 지난 1월 벡스코에서 열린 포켓몬 카드 게임 코리안리그에는 2014년 이후 출생한 초등학생들이 참가하는 주니어 부문이 따로 마련됐다.

올해 포켓몬 카드에 관심이 커진 배경에는 포켓몬 출시 30주년이 있다. 각종 기념행사에서 한정 프로모션 카드가 배포됐고, 희귀 카드를 비싼 가격에 되팔거나 소장하려는 수요도 커졌다. 이에 더해 유명 인플루언서가 고가의 카드를 노리고 팩을 대량으로 뜯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카드에 관심이 없던 소비자까지 구매에 뛰어들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이 모(47·사하구) 씨는 “처음에는 친구들과 갖고 노는 카드라고 생각해 몇 번 사줬는데 수천만 원에 달하는 카드도 있다고 해 놀랐다”며 “주는 용돈을 카드 구매에 다 써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희귀 카드를 얻을 확률을 알 수 없는 구조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포켓몬 카드팩은 통상 한 팩 1000원에 카드 5장이 무작위로 들어 있지만 각 카드의 등장 확률은 공개되지 않는다. 전체 팩을 일괄 구매하면 희귀 카드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는 있지만 이 방법은 수백 개의 팩을 한꺼번에 사야 해 최대 100만 원이 넘는 돈이 든다.

또 최근 국내에서는 카드샵이 카드를 일괄 매입한 뒤 등급과 카드 구성을 임의로 섞어 재판매하는 ‘오리파’ 카드가 유행하고 있다. 이 경우 수백만 원을 쓰더라도 원하는 카드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온라인 게임 확률형 아이템과 달리 포켓몬 카드는 실물이라서 게임산업진흥법상 확률 공개 규제도 받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카드팩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더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하대 이은희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전체 생산량 중 희귀 카드가 몇 장 있는지 밝히는 등 구체적인 사행성 방지 방법을 법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과 판매업체가 희귀 카드의 비율과 잔여 수량 등을 세부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소비자를 존중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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