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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너는 지옥에 떨어질 거야"[슬레이트]

'지옥에 떨어집니다'는 일본 점술가 호소키 가즈코(1938~2021)를 모티브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다. 그의 생애를 통해 욕망이 어떻게 권력으로 변질하는지 추적한다. 정점에는 "너는 지옥에 떨어질 거야"라는 선고가 있다. 단순한 독설이 아니다.

넷플릭스 '지옥에 떨어집니다'

단언이 권력이 된 시대

호소키 연대기로 본 욕망·권력 순환

'지옥에 떨어집니다'는 일본 점술가 호소키 가즈코(1938~2021)를 모티브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다. 그의 생애를 통해 욕망이 어떻게 권력으로 변질하는지 추적한다. 정점에는 "너는 지옥에 떨어질 거야"라는 선고가 있다. 단순한 독설이 아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단언이자 공포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신호다.

넷플릭스 '지옥에 떨어집니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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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1946년 일본에서 출발한다. 패전으로 모든 가치가 무너진 시대. 굶주림이 일상인 여덟 살 호소키에게 윤리나 인격은 사치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존의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스무 살이 채 안 된 그는 호스티스를 거쳐 클럽을 운영하며 부를 쌓는다. 범죄 조직과 결탁하며 사업을 확장한다. 끝없는 욕망처럼 보이지만 약육강식에서 배운 생존법이다. 어린 시절 굶주림을 잊지 못해 떼돈을 벌어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1980년대 일본 사회도 비슷한 증상에 시달린다. 버블 경제는 절정에 달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방향을 잃는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기하지만 공허함이 커진다.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불안이 일상이 된다.

호소키는 이 틈을 파고든다. 점술가로 변신해 육성점술을 창안한다. 이론적 근거는 없다. '된다', '안 된다', '죽는다' 같은 단정적 언어가 전부다. 하지만 길 잃은 이들에게는 위안이 된다. 가혹한 단언에서 안도감을 찾는다.

육성점술은 방송을 타면서 위력을 발휘한다. 20여 년이 지난 2005년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계속 남자한테 의존해서 살 거야? 자신을 갈고닦지 않는 여자는 한심한 놈한테 속아서 너덜너덜해지는 거야. 너 이대로 가면 결국 자살해."

넷플릭스 '지옥에 떨어집니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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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키모토 도모유키·오오바 노리치카 감독은 실존했던 이 열풍의 본질을 파헤친다. 가부장적 권위가 실종된 상황에서, 대중은 여전히 자신을 강하게 꾸짖어 줄 절대자를 찾는다. 호소키는 '야단치는 어머니'라는 콘셉트로 독보적 입지를 확보한다. 집단 최면과 다를 바 없는 투항을 끌어낸다.

드라마는 자본주의와 비합리성이 결합할 때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포착한다. 공포를 자극하고 위협을 주입하며 단언을 파는 형태로, 불안한 사람일수록 빠지기 쉽다. 동요하고, 다시 찾아온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한다. 소설가 러브크래프트는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감정이라고 했다.

호소키는 확실성을 판다.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다. 거짓이어도 위안이 되므로 단호한 답이 곧 상품이다. 과거에만 존재했던 게 아니다. 지금도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극적 단언이 쏟아진다. 자칭 전문가들이 클릭 한 번이면 위안을 얻는다고 약속한다. 알고리즘은 불안을 키우며 순환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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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타인의 공포를 먹고 자라며, 확실성을 갈구하는 대중을 만나 권력이 된다. 이를 완성한 호소키의 연대기는 단순한 악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두려움을 통치 수단으로 삼는 모든 지배 구조에 대한 경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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