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남산길 산책]왜 다시 ‘라이브 콘텐츠’인가

지금은 상상조차 힘들지만, 한때 시청률 60%를 넘긴 방송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90년대~2000년대 초반, 주로 '첫사랑' '사랑이 뭐길래' '허준' '모래시계' 같은 드라마들인데, TV를 보유한 전 국민의 60%가 정해진 시간을 기다려가며 같은 콘텐츠를 즐겼다는 의미다.

[남산길 산책]왜 다시 ‘라이브 콘텐츠’인가

OTT 출연 뒤 콘텐츠 소비 변화

스포츠중계 등 이용자 경험 중요

AI 콘텐츠 생산 늘수록 라이브 가치 커져

지금은 상상조차 힘들지만, 한때 시청률 60%를 넘긴 방송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90년대~2000년대 초반, 주로 '첫사랑' '사랑이 뭐길래' '허준' '모래시계' 같은 드라마들인데, TV를 보유한 전 국민의 60%가 정해진 시간을 기다려가며 같은 콘텐츠를 즐겼다는 의미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서, 콘텐츠 소비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콘텐츠는 언제나 자신이 원할 때, 몰아보거나 짧게 나누어보는 등 '내 맘대로 즐기는 것'이 됐고, '본방사수'라는 단어는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데 최근 '바로 지금' 접속해야 하는 콘텐츠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포화단계에 접어들며 치열해진 OTT 서비스 경쟁과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는 이용자의 니즈가 맞물리면서 '실시간 콘텐츠'가 무대 중심으로 소환되고 있다. 유튜브 NFL 중계처럼 티빙과 쿠팡 플레이가 스포츠 중계를 킬러 콘텐츠로 내세운 것이나, 넷플릭스가 최근 BTS의 컴백 공연을 라이브로 송출하면서 다큐멘터리와 연계해 하나의 이벤트로 확장해 낸 것은 그 대표적 예다.

플랫폼 사업자는 새로운 이용자 유입과 유지,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라이브 콘텐츠를 활용한다. 이용자 몰입도가 높고, 지속적 시청이 이루어지며,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년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중계 시청을 위해 OTT를 구독한다는 응답이 24.3%로, 전년 대비 약 58% 증가 양상을 보였다. 라이브 콘텐츠는 '지금 이 순간' 플랫폼 안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만듦으로써, 구독 유지율과 광고 효율을 높이고 커머스도 연계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

핵심은 그다음 변화다. 라이브 콘텐츠의 의미는 단순한 생중계를 넘는다. 현장의 긴장감, 예측 불가능성, 실시간 반응 그리고 함께 경험하고 있다는 연대감에 있다. 스포츠 중계나 콘서트 공연뿐 아니라 오디션 같은 실시간 예능, 이스포츠, 다양한 팬덤 이벤트는 정해진 대본이 없는 '날 것'의 스토리고, 극적인 순간을 이용자가 직접 오감으로 체험하면서, 누군가와 함께 보아야 즐거운 콘텐츠다. 시청률 60%가 넘었지만 단순 시청의 대상인 본방사수 드라마와는 달리 오늘날의 라이브 콘텐츠는 이용자의 몰입과 일상이 맞물린 특별한 콘텐츠다.

때문에, 라이브 콘텐츠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차원에서 콘텐츠 생태계와 인프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라이브 콘텐츠의 경쟁력은 이용자의 경험에서 나온다. 예컨대 일본의 도쿄돔은 단순한 프로야구 경기장과 공연장이 아니라 숙박, 쇼핑, 놀이시설, 음식점, 박물관 등이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스포츠와 공연 콘텐츠는 도쿄돔에서 이용자가 보내는 시간 속에 연결돼 더 강렬한 경험과 기억을 만들어 낸다. OTT를 통한 라이브 콘텐츠 이용 역시 그러한 경험의 연속성 위에 설계될 때 힘을 더할 수 있다. 최근 대규모 K팝 공연 시설의 건립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정부의 노력도 진행 중이다. K콘텐츠의 진화를 위해,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콘텐츠 경험과 연결되는 공간 설계에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AI를 통한 콘텐츠 생산이 활발해질수록, 라이브 콘텐츠가 가지는 힘도 함께 커질 개연성이 높다. 디지털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 현장의 공기와 다른 사람과 함께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더욱 강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곧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다. 중계권 이슈 너머, 앞으로 새롭게 형성될 라이브 콘텐츠는 어떠한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가를 상상하며 '본방사수'를 하면 어떨까.

"목표가 65만원→185만원" 기술격차 확 줄인 반도...

'구천피' 눈앞에 보이자 9815원→76원…그래도 개미들은 달려드는 '곱버스 ETF'

'젠슨 황 호재' 이미 다 반영된 줄 알았는데…목표가 2배 가까이 올랐다[클릭 e종목]

"3년 전엔 10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0원…공짜로 가져가세요" 농민들 통곡하는 이유

문 붙잡고 버틴 5살 친구들 덕에…소녀 납치 위기 모면

AD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장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View

English

Article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