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시료 19.3%서 마이크로시스틴 나와
환경단체 “건강영향조사·수문 개방해야”
낙동강경남네트워크와 경남환경운동연합은 12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에서 녹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낙동강과 하천·호수 인근에 사는 주민들 소변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변 시료 150건 가운데 29건(19.3%)에서 마이크로시스틴(MC)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총괄하고, 백도명 녹색병원 환경성질환센터장과 이승준 경북대 응용생명과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진은 ‘녹조 발생 인근 지역 주민의 비강 및 소변에서 녹조 독소 및 유해 남세균 검출에 관한 연구’를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진행했다.
조사는 낙동강 유역과 녹조 발생 수계 인근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총 93명이 참여했고, 1·2차 조사를 통해 소변 시료 150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9건(19.3%)에서 마이크로시스틴(MC)이 검출됐다. 1차 조사에서는 87건 중 19건(21.8%), 2차 조사에서는 63건 중 10건(15.9%)에서 검출됐다. 1·2차 조사에 모두 참여한 54명 가운데 두 차례 모두 검출된 사람은 1명이었다. 1차 조사에서만 검출된 사람은 12명, 2차 조사에서만 검출된 사람은 7명이었다.
지역별로는 낙동강권에서 90건 중 17건(18.9%), 경기도에서 60건 중 12건(20%)에서 검출됐다. 세부 지역별로는 창원 11건 중 1건(9.1%), 창녕 10건 중 2건(20.0%), 부산 27건 중 6건(22.2%), 고령 26건 중 5건(19.2%), 대구 16건 중 3건(18.8%), 수원 24건 중 5건(20.8%), 의왕 22건 중 3건(13.6%), 평택 14건 중 4건(28.6%)에서 검출됐다.
이에 낙동강경남네트워크와 경남환경운동연합은 12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강물 속 문제가 아니라 주민 몸 안에서 확인된 사회적 재난”이라며 “정부는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주민 건강 역학조사와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수문 개방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녹조에 오염된 물을 직접 마시는 것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녹조 물을 이용해 재배한 농산물을 먹거나 강 주변에서 발생한 에어로졸을 호흡할 수 있으며, 수상레저나 낚시·어업·농작업 과정에서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환경단체는 “어느 정도 검출돼야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치는 없지만, 박은정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와 이지영 오하이오주립대 교수가 마이크로시스틴이 인체에 유해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는 정부에 △정부 차원의 즉각적인 재조사와 추적조사 △낙동강 유역 주민과 청소년·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포함한 대규모 건강영향조사와 역학조사 △물뿐만 아니라 농산물·공기·수상활동 등 모든 노출 경로를 포함한 종합적인 마이크로시스틴 노출 조사 △고농도 녹조 발생 지역의 수상레저와 시민 접근 제한 및 주민 대상 녹조 노출 위험 안내 △매년 반복되는 낙동강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보 수문 개방과 강의 자연성 회복 등을 요구했다.
/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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