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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프타 쇼크 정면돌파"…폐플라스틱으로 '에너지 주권' 재설계

실제로 플라스틱·섬유·반도체는 물론 의료용 소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의 동시... 특히 반도체, 의료, 식품 등 필수 산업에 우선 공급하는 '산업 우선순위 기반 배분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나프타 쇼크 정면돌파"…폐플라스틱으로 '에너지 주권' 재설계

에너지안보환경협회, 수입 의존 82.8% 구조 "외부 충격에 산업 멈춘다”

열분해·AI 선별·전략배분까지 ‘순환형 에너지 안보’ 4대 로드맵 제시

[에너지데일리 김규훈 기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망 위기가 ‘에너지 가격’이 아닌 ‘산업 시스템 붕괴’로 확산되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단기 수급 대응을 넘어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자원 순환 기반의 ‘에너지 안보 체질 전환’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사)에너지안보환경협회는 27일 ‘나프타 쇼크 정면 돌파를 위한 3차 긴급 진단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가 전략으로 ‘순환형 에너지 안보(Circular Energy Security)’를 공식 제시하며 정부와 산업계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유가보다 무서운 나프타 공백”…산업 멈추는 구조적 위기

협회는 중동 전쟁 장기화가 단순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넘어 산업 원료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위기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나프타는 정유 공정에서 실시간 공급되는 특성상 비축이 사실상 어려운 ‘산업의 혈액’으로, 공급망에 미세한 균열만 발생해도 석유화학 산업 가동률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리스크로 지목됐다.

정부가 최근 나프타 수출 제한 및 내수 전환 조치를 단행한 것도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플라스틱·섬유·반도체는 물론 의료용 소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의 동시 충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부 의존 구조 한계”…해법은 ‘국내 자원 순환’

협회는 국내 나프타 수입의 82.8%가 중동에 집중된 구조를 근본적 취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웅혁 회장은 “지정학 변수에 산업 운명을 맡기는 구조로는 지속가능한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외부 공급망이 아니라 내부 자원 복원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대안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순환형 원료 공급망 구축’이다. 단순 재활용을 넘어 열분해 기반 화학적 재자원화를 통해 나프타를 국내에서 재생산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가 곧 유전”…폐플라스틱, 전략 자원으로 재정의

협회는 폐플라스틱을 ‘버려지는 폐기물’이 아닌 ‘도시형 유전’으로 재정의했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 약 1만5000톤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공정에 투입할 경우 약 7만5000배럴 규모의 대체 원유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 일일 원유 수입량의 약 3% 수준이다.

협회는 이를 ‘애국적 채굴’ 개념으로 제시하며, 국민 참여형 자원 확보 전략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즉, 분리배출을 단순 환경행위가 아닌 산업 원료 확보 활동으로 전환해 시민 참여가 곧 에너지 생산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 완화·AI 선별·클러스터…‘4대 실행 로드맵’ 제시

협회는 순환형 공급망 구축을 위한 4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첫째, 열분해유의 석유화학 공정 투입을 위한 한시적 규제 특례 도입이다. 둘째, AI 기반 지능형 선별 시스템 구축을 통한 원료 품질 확보다. 셋째, 국민 참여형 에너지 바우처 도입으로 분리배출 참여 유도다. 넷째, 열분해-정제-석유화학 공정을 통합한 순환형 클러스터 조성이다.

이는 기술·정책·사회 참여를 결합한 ‘전주기 대응 체계’ 구축 전략으로 해석된다.

“나프타는 전략물자”…산업 우선 배분 체계 필요

협회는 이번 위기를 계기로 나프타를 단순 원료가 아닌 ‘국가 전략 물자’로 재분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반도체, 의료, 식품 등 필수 산업에 우선 공급하는 ‘산업 우선순위 기반 배분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시장에 맡길 경우 가장 중요한 산업부터 멈출 수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는 식량처럼 산업 원료도 전략적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국가 비축 확대 ▲산업별 공급 기준 법제화 ▲민관 공동 수급 조정 기구 설치 등의 제도화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한국 산업 구조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동 리스크, 해상 물류 불안, 탄소 규제 강화 등이 상시화될 경우 기존의 ‘수입-소비-폐기’ 구조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면 폐자원 기반 순환형 공급망이 구축될 경우 ▲원료 자립도 향상 ▲공급망 리스크 완화 ▲탄소 감축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나프타 위기는 단기적 가격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구조를 ‘외부 의존형’에서 ‘내부 순환형’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웅혁 회장은 “해상 수송로는 통제할 수 없지만 내부 자원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자원을 스스로 생산하는 ‘에너지 주권국’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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