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수 작가가 전주현대미술관 JeMA에서 자신의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무의 옹이와 상처에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연과 인간이 서로 기대 살아가는 관계를 화폭에 담아온 전철수 작가가 16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주현대미술관 JeMA에서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나무를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풀어낸 작품 38점이 선보인다.
작업의 출발점은 일상적인 새벽 산책이었다. 전 작가가 새벽기도를 마치고 전주천을 따라 치명자산 방향으로 걷던 어느 날,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느티나무가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뒤틀린 줄기와 옹이, 오랜 세월 새겨진 상처에서 사람의 몸과 얼굴을 닮은 형상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독특한 모습을 지닌 나무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했고 이를 작품으로 옮겼다.
전철수, 자연의 신비로움
전 작가는 “나무의 형태와 옹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람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며 “그때부터 희귀한 나무들을 찾아 사진을 찍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의존관계’다. 인간과 자연을 분리된 존재가 아닌 서로 기대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관계로 바라본다.
이러한 생각은 나무의 다양한 형상과 질감을 통해 드러난다. 전 작가는 유화 물감을 두껍게 올려 나무껍질과 옹이의 거친 표면을 부조처럼 표현하고 그 안에 사람과 공동체의 모습을 녹여냈다.
작품 속 나무는 보는 이에 따라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여인의 가슴이나 사람의 얼굴, 나비와 동물을 연상시키는가 하면 남녀의 신체를 닮은 형상을 통해 생명과 관계의 근원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서로 맞닿아 자란 나무에서는 연인의 입맞춤을 떠올리게 한다. 관람객이 저마다 작품 속에서 새로운 형상과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다.
전철수, 하늘나무 연작
세월이 남긴 나무의 상처도 작품의 주요 소재다. 일제강점기 송진 채취로 깊은 흔적이 남은 소나무에서는 인간의 고통을 떠올리고 썩어가는 고목에 버섯과 이끼가 돋아나는 모습에서는 죽음과 생명이 공존하는 자연의 순환을 바라본다.
걷는 동안 우연히 올려다본 숲과 하늘도 작품이 됐다. 나뭇가지 사이로 펼쳐진 하늘에서 느낀 평화와 안식은 새로운 ‘하늘나무’ 연작으로 이어졌다.
전 작가는 “나무의 상처는 끝까지 흔적으로 남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생명이 자라난다”며 “작품을 보면서 각자 자신만의 형상을 발견하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 작가는 국립군산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전과 단체전 400여회에 참여했으며 문화관광부장관상과 옥조근정훈장 등을 수상했다. 현재 J-Art갤러리 관장과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