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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현우의 핫스팟] 샘 울트먼 "머스크 형, 형이 먼저 영리화 노렸잖아"

"내가 무려 3800만 달러나 쾌척했는데 저놈들이 비영리 사명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이때 머스크는 탐욕스러운 빅테크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최후의 기사'로 둔갑한다. AI가 우릴 다 죽일 거라는 대중의 공포와 빅테크에...

[김현우의 핫스팟] 샘 울트먼 "머스크 형, 형이 먼저 영리화 노렸잖아"

'핫스팟(HotSpot)'

머스크 AI 소송전

피해자 자처한 꼼수

오픈AI 영리화 갈등

1조달러 패권 다툼

"중간만 가자."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런 처세술을 조기 이수한 우리는 영혼 없는 끄덕임과 '모르는 척'으로 무장한 생존의 고수들이다. 퇴근길 소주 한 잔에 "오늘도 버텼다"며 스스로를 마취하고, "받은 만큼만 일한다"며 핏대 세우는 걸 훈장처럼 여긴다. 그런데 이상하다. 성공했다는 이들의 삶은 왜 우리와 이토록 딴판일까. 어쩌면 우린 그저 거대한 '펜듈럼(Pendulum)'의 진동판 위에서 시키는 대로 춤추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공력을 낭비하며 '잉여 포텐셜'을 공급하는 건전지 신세로 말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도덕 교과서 대신, 왜 이 지겨운 장면이 무한 반복되는지 그 메커니즘이 궁금했다. 내게 그 프리즘을 빌려준 바딤 젤란드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의 '트랜서핑' 이론을 메스 삼아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해부하는 [김현우의 핫스팟]을 시작한다.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의 오픈AI 소송전은 '인류를 위한 비영리 사명'이라는 명분 뒤에 숨겨진 1조 달러급 AI 주도권 쟁탈전이다. 머스크는 피해자 포지션으로 여론을 공략하나, 과거 영리화와 지분 독점 시도가 폭로되며 진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결국 이 사태는 공익이 아닌 부와 권력을 향한 억만장자들의 처절한 '쩐의 전쟁'이다. /챗GPT 제작 이미지

누가 말했다. "뉴욕 맨해튼 노른자위 땅에 노숙자를 위한 무료 텃밭을 만들자!". 주인공은 두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와 샘 울트먼, 한 쪽은 호기롭게 씨앗값을 댔고 다른 한 쪽은 땀 흘려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어느 날 텃밭에서 먹기만 하면 젊어지는 황금 토마토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 쪽이 갑자기 다른 한 쪽을 고소하며 길길이 뛴다.

"내 돈으로 농사지어놓고 왜 네가 토마토를 독식해? 노숙자 준다며!"

"무슨 소리? 형이 먼저 텃밭에 철조망 치고 입장료 받자고 했잖아. 심지어 텃밭 소유권도 다 내놓으라며?"

일명 '황금 토마토 막장극'이 지금 실리콘밸리와 캘리포니아 법정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는 속았다"···피해자 코스프레라는 강력한 무기

에너지의 흐름과 현실 창조를 설명하는 ‘트랜서핑(Transurfing)’의 렌즈를 끼고 이 재판을 들여다보자. 겉으로는 비영리 사명·기부금·영리 전환·공익 법인 구조 같은 고상한 단어들이 날아다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살벌하기 짝이 없다. 이른바 ‘범용인공지능(AGI) 소유권 펜듈럼’을 둘러싼 피 튀기는 현실선 쟁탈전이다. 누가 감히 "인류를 위한 AI"라는 거룩한 명분을 내세워 미래 권력의 리모컨을 쥐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머스크의 전술은 "나는 사기당했다"라는 기막힌 피해자 포지션에서 출발한다. 트랜서핑에서 피해자 역할은 동정표와 대중의 에너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강력한 '잉여 포텐셜'을 낳는다. "내가 무려 3800만 달러나 쾌척했는데 저놈들이 비영리 사명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이때 머스크는 탐욕스러운 빅테크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최후의 기사'로 둔갑한다. AI가 우릴 다 죽일 거라는 대중의 공포와 빅테크에 대한 막연한 분노가 머스크의 망토 뒤로 쫙 달라붙는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이다.

몽니 부리는 동네 형과 떼어간 '테슬라 그림'

이에 맞서는 오픈AI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머스크가 정성껏 빚어놓은 피해자 펜듈럼의 목통을 정확히 노린다. "형 형도 영리화 원했잖아?"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의 증언을 보자. 머스크가 오픈AI를 영리 법인으로 만들려 했고 심지어 과반 지분과 이사회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통으로 삼키려 했다는 폭로다. 이 프레임이 법정에서 기정사실로 되는 순간 머스크 씨의 폼나는 망토는 너덜너덜해진다. "내 맘대로 안 되니 밥상 엎어버리고 몽니 부리는 동네 형"으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이다.

재판 기록 중 실소가 터져 나오는 대목은 머스크가 오픈AI 사무실에 걸어뒀던 테슬라 그림을 떼어 들고 나간 장면이다. 그림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마는 "내가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었으니 내 밑으로 들어오라"는 얄팍한 '권력 펜듈럼'의 작동 방식이다.

한데 상대가 "우리도 지분 똑같이 줘요"라며 일방적 통제를 거부하자 머스크는 씩씩대며 그림만 덜렁 들고 나갔다. 트랜서핑적으로 말하면 절대 권력을 향한 에너지 연결 코드가 아주 처참하고도 쪼잔하게 끊긴 역사적 순간이다.

10억 달러의 고뇌 그리고 '쩐의 전쟁'

물론 오픈AI 쪽도 마냥 고결한 척할 처지는 아니다. 인간의 얄팍함은 일기장과 내부 고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브록먼의 일기장에는 "무엇이 나를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로 이끌어 줄 것인가"라는 솔직하다 못해 눈물겨운 고뇌가 적혀 있었다. '사명'이라는 펜듈럼과 '일확천금'이라는 펜듈럼 사이에서 격렬하게 요동치는 인간의 민낯이다.

여기에 머스크의 측근인 시본 질리스의 증언까지 더해진다. 머스크가 이미 테슬라 AI 연구소를 은밀히 구상하며 오픈AI 핵심 인재들을 쏙쏙 빼가려(스카우트) 했다는 것이다. "오픈AI를 지키려 했다"는 머스크의 명분은 "오픈AI를 흡수하려 했다"는 경쟁자의 꼼수로 바닥을 친다. 아 인류를 구원하려는 자들의 뒷골목이 이토록 치열하다.

결국 이 난장판의 진짜 배경은 조 단위의 돈표를 단 기업가치다. 1조 달러짜리 기업공개(IPO)를 향해 폭주하는 오픈AI의 현실선과 1조7500억 달러 규모의 엑스에이아이(xAI)·스페이스X 연합 제국을 꿈꾸는 머스크의 현실선이 쾅 하고 충돌한 교통사고 현장 그곳이 바로 캘리포니아 법정이다.

머스크나 올트먼이나 입만 열면 "인류를 위한 AI"를 외친다. 하지만 그 단어는 이미 순수함을 잃은 지 오래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비싼 '권력 펜듈럼'의 포장지일 뿐이다. 배심원과 시장이 던져야 할 질문은 "이 그럴싸한 사기극···아니 이 명분을 통해 누가 더 거대한 부와 권력의 현실선을 끌어당기고 있는가"다.

인류의 미래? 글쎄 일단 뉴욕 텃밭의 황금 토마토가 1조 달러에 팔리고 난 뒤에 다시 이야기해 보자.

☞트랜서핑=러시아 물리학자 바딤 젤란드가 창안한 개념으로, 우리가 원하는 현실을 끌어당기고 선택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본문에서 언급된 '펜듈럼'은 사람들의 사념 에너지를 먹고 자라는 파괴적인 정보 에너지 구조체를 뜻한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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