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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종구 칼럼] AI 공약은 구조조정 공약이다

부의 증가는 부자들에게만 집중될 것이다.” AI 시대다. 선거에도 접목되고 있다. 시·군 행정에는 이미 깔려 있다. 지역마다 적용 공식도 있다. 지역 이슈와 AI의 결합이다. 공연·관광이 자산인 고양시, 그래서 ‘AI+문화...

[김종구 칼럼] AI 공약은 구조조정 공약이다

AI 행정 자랑, 점유율엔 침묵

그 ‘사람 공무원들’은 어디로

이번 선거, 진실 토론장 돼야

김종구 주필

“아주 오랫동안 도랑을 파는 직업이 있었다. 산업혁명으로 그 일은 굴착기로 대체됐다. 사람은 육체 대신 지능이 필요한 일을 찾았다. 이제 당신의 지능마저 대체된다고 가정하자. 다른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지 분명하지 않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모두에게 이로워야 한다. 사람들이 나눌 상품·서비스가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치 시스템에서는 그렇지 않다. 모두에게 좋은 결과는 오지 않을 거다. 부의 증가는 부자들에게만 집중될 것이다.”

AI 시대다. 선거에도 접목되고 있다. 시·군 행정에는 이미 깔려 있다. 지역마다 적용 공식도 있다. 지역 이슈와 AI의 결합이다. 공연·관광이 자산인 고양시, 그래서 ‘AI+문화·전시’다. 반도체 산단이 핵심인 용인시, 그래서 ‘AI+반도체 산업’이다. 스마트시티(동탄)와 산업이 자랑인 화성시, 그래서 ‘AI+신도시+산업’이다. 평택시는 평택항 물류와 묶었고, 파주시는 출판단지와 묶었다. 이제 선거용으로 다듬겠지. 그러곤 공약으로 뿌려질 것이다.

AI는 이미 사무실에 자리 잡았다. 모습이 없으니 안 보일 뿐이다. AI가 처리하는 업무량도 정확히 측정된다. 업계가 내놓는 AI 행정 업무 점유율이란 거다. 내 옆자리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민원 응대 20~40%, 문서 작성·요약 30~60%. 놀라운 건 추후 전망치다. 5년 뒤 예상 수치라는 거다. 문서 업무가 70~90%, 민원 업무는 60~80%까지 간다. 사실은 이보다 높은 예상치도 많다. 억지로 눌러서 뽑은 보수적 전망이다.

여기서 AI의 이중성이 나온다. AI 행정을 모두가 자랑한다. 그런데 목표에 대해선 침묵한다. 1등 좋아하는 선출직이다. “AI 자동화율 전국 1등하겠습니다”라고 떠들 만하다. 경쟁 붙을 만하다. 그런데 이걸 말하는 이가 없다. AI가 가져올 공포. 감축의 공포. 실직의 공포. 인간 퇴출의 공포 때문이다. 이미 내 동네가 그렇고, 내 사무실이 그렇다. AI가 무서운 건 모든 곳에서, 모든 이에게, 모든 시간에 작동해서다. 행정도 당연히 들어가 있다.

얼마 전 서울시가 AI 행정을 자랑했다. “챗봇 행정을 확대하겠다.” ‘사람 공무원’이 하던 일이다. 공무원 노조가 따졌다. “인력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냐.” 경기도에서도 비슷했다. 데이터 플랫폼 확대를 말했다. 당장 효율성에 맞선 ‘일자리’ 논쟁이 꿈틀거렸다. 언젠가는 하고 갈 토론이다. 1만명이 할 일을 AI가 혼자 한다. 9천999명이 남는다. 1년 동안 할 일을 AI가 하루에 한다. 364일이 남는다. 단순 가정이지만 셈의 방향은 정확하잖나.

곧 지방선거 난타전이다. ‘내란 쿠데타 세력 심판’, 진보가 말할 것이다. ‘법치 붕괴 세력 심판’, 보수가 말할 것이다. 저마다 필승(必勝) 화두라고 꼽는 거다. 그런데 왠지 한가로워 보이지 않나. 진짜 화두가 빠진 거 같지 않나. 맞다. 생존의 화두, AI다. 진솔하게 공약해야 한다. “AI로 빠른 행정 하겠습니다. 작은 시청 만들겠습니다.” 진솔하게 되물어야 한다. “결정을 AI가 합니까. 책임은 사람이 집니까.” 세상 밖엔 이미 진행된 문답이다.

AI 축복을 따라온 실업 지옥이다. 그 지옥 문을 열어 젖힌 사람이 있다.

제프리 힌턴. AI 연구로 평생을 살았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모두(冒頭)는 그의 말이었다. 그리고 경고했다. 일자리 사라진다고. AI를 만든 이가 예언한 ‘일자리 멸실’이다. 이런 시대에 6·3 지방선거를 치르게 됐다. 차라리 잘 됐지 않나. 토론하고 논쟁하자. AI 공약 많이 내자. 대신 같이 말하자. 몇 명 줄어드는지. 그 사람들 어디로 가는지. 이미 ‘AI 확대’라 쓰고 ‘구조조정’이라 읽는 세상이다. 대놓고 ‘공무원 해고’를 논쟁하면 된다.

主筆 김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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