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부 장관 공개 경고..."파업 발생 시 긴급조정 불가피"
긴급조정권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 중단...사실상 총파업 제동 가능성
정부, 삼성 반도체를 국가 핵심 전략자산 규정...1700여 협력사 피해 우려
업계 "AI 반도체 전쟁 중 공급망 흔들리면 고객사 신뢰 타격 불가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총파업 예고를 두고 정부가 사실상 '긴급조정권' 가능성까지 공개 언급하고 나서면서 재계와 산업계 긴장감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접 나서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고 공개 경고한 것은 이번 사안을 단순 노사 갈등이 아닌 국가 핵심 산업 위기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실제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에 들어갈 경우 노조의 총파업 동력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최대 30일간 모든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총파업 자체가 봉쇄되는 셈이다. [그래픽=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생성 이미지]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총파업 예고를 두고 정부가 사실상 '긴급조정권' 가능성까지 공개 언급하고 나서면서 재계와 산업계 긴장감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접 나서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고 공개 경고한 것은 이번 사안을 단순 노사 갈등이 아닌 국가 핵심 산업 위기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실제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에 들어갈 경우 노조의 총파업 동력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최대 30일간 모든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총파업 자체가 봉쇄되는 셈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니 안타까움과 걱정을 금할 수 없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산업부 장관이 특정 기업 노사 갈등과 관련해 긴급조정 가능성을 직접 거론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노동관계법상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이다. 실제 발동 사례도 극히 드물다. 발동 즉시 노조는 30일간 모든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사실상 파업 자체가 제한된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이미 삼성전자 총파업 사태를 국가 전략산업 차원의 리스크로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장관 역시 이번 글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두고 "거의 유일한 핵심 전략자산"이라고 표현하며 국가 경제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가 460여만 주주와 국민연금 등 연기금 수익률에도 직결돼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반도체 공급망과 1700여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피해 가능성까지 직접 거론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특히 '생산라인 중단 리스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웨이퍼 투입 이후 생산라인이 갑자기 멈출 경우 단순 생산 차질을 넘어 공정 중인 웨이퍼 자체가 폐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웨이퍼 공정이 중단될 경우 하루 수천억원대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24시간 연속 공정 특성이 강해 라인 안정성이 핵심인데 한번 흐름이 깨질 경우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총파업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생산라인 웨이퍼 투입량 조정과 비상 운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산업계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노조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조]
정부까지 경고했는데...노조는 다시 '성과급 상한 폐지' 압박
문제는 정부와 산업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노조 강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앞으로 공문을 보내 성과급(OPI) 제도화와 상한 폐지 등을 다시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 성격의 압박에 나섰다. 정부와 중앙노동위원회, 회사 측이 연이어 대화 재개를 요청하는 상황에서도 기존 강경 요구를 유지한 것이다.
노조는 공문에서 "진심으로 노사 간 대화를 원한다면 핵심 안건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과정에서 기존 요구안을 일부 낮추는 등 양보를 했지만 회사 측이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노조는 △성과급(OPI) 투명화 △상한 폐지 △성과급 제도화를 다시 핵심 요구사항으로 명시했다. 특히 "5월 15일 오전 10시까지 대표이사가 직접 답변해달라"며 시한까지 제시했고, 변화가 없을 경우 "적법한 쟁의행위인 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총파업 강행 방침도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문을 두고 협상 재개 제안이라기보다 기존 요구를 다시 수용하라는 압박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오는 16일 사후조정 재개를 요청했고 삼성전자 역시 노조 측에 "노사가 직접 대화를 이어가자"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그럼에도 노조는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확대와 OPI 상한 폐지 등을 사실상 핵심 전제조건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에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급망 신뢰를 잃을 경우 단순 단기 손실을 넘어 장기 고객사 이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는 단순 제조업체가 아니라 국가 반도체 산업 핵심 축"이라며 "정부가 긴급조정권까지 거론한 건 사실상 국가 경제 리스크 단계로 판단했다는 의미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중노위, 회사까지 연이어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 노조는 다시 기존 요구를 전면 압박하는 모습"이라며 "AI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반복되는 노사 리스크는 삼성 경쟁력 자체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