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수 선거를 앞두고 때아닌 ‘AI(인공지능)’가 정치 이슈의 중심에 등장하면서 지역 선거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정 후보의 입장문에 ‘구글 AI 의견’이 인용된 사실이 알려지자, 단순 해프닝을 넘어 정보의 신뢰성과 유권자의 판단까지 흐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김윤철 합천군수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국민의힘 공천 경선 불참을 선언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사면·복권 이후에도 엄격한 도덕성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장문의 주장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한 ‘근거 자료’에 문제가 발생했다.
김 후보 측이 제시한 참고자료가 국민의힘 당헌·당규나 공천관리위원회 지침과 같은 공식 문건이 아닌, ‘구글 AI에 질의해 얻은 공천 관련 답변’을 정리한 내용으로 확인되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AI 답변을 사실상 공식 기준처럼 제시했다”는 비판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당 공천 기준은 당헌·당규와 공천관리위원회 지침 등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AI 의견을 공천 기준처럼 인용한 것은 유권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 측도 “출처가 불분명한 AI 답변을 공식 자료처럼 활용해 당의 방침으로 오인하게 만든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릴 수 있는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표현 방식’의 문제가 아닌 ‘정보 신뢰성’ 문제로 보고 있다.
특히 공천 기준과 같이 민감하고 직접적으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다루면서,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향후 선거 과정에서 ‘AI 활용의 경계’에 대한 기준 논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선거 전략 수립이나 메시지 작성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그 활용 범위와 책임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사안이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정치적 신뢰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의 주장뿐 아니라 그 근거의 출처와 검증 여부까지 중요하게 판단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주민 정 모씨(67)는“선거 초반부터 불필요한 논란이 확대되면 정작 중요한 정책 검증이 흐려질 수 있다”며 “후보자 모두가 보다 신중한 메시지 관리와 책임 있는 정보 제시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합천군수 여론조사는 오는 25일과 26일 이틀간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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