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오른쪽)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K조선 미래 비전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현재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대해 “한국 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규정했다. 이른바 ‘3고(高)’ 현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자 이를 바라보는 인식부터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무능을 감추기 위한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성공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며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이 동시 전개돼 시장과 여론은 위기 징후를 찾기 바쁘다”고 진단했다.
이어 “혼란의 근원은 경제 자체가 아니라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전반의 가격 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 현상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장기간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해진 한국 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의 기업 실적이 대폭 증가하면서 이익, 임금,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결과로 위기의 전조가 아닌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원화 약세에 대해 김 실장은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외화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올해 코스피가 급등하며 대규모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났고 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리 상승 흐름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금리 상승 압력을 무조건 억누르는 접근도, 고금리를 방치하는 접근도 모두 위험하다”고 제시했다. 물가의 경우 “에너지 가격 안정 조치, 담합 등 불공정 시장 구조 개혁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했다.
특히 부동산에 대해선 “정부가 가장 단호히 대응해야 할 영역”이라며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 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고환율·고유가 등 부담이 큰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책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출이자에 허리가 휘는 소상공인과 장바구니 물가에 한숨짓는 서민들의 고통이 성공의 비용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정부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전형적인 말장난이자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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