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비전 판교R&D센터 전경./사진 = 한화비전
신설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핵심 캐시카우로 꼽히는 한화비전의 실적 둔화 전망이 제기되면서,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7월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되는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룹 내 테크·라이프 사업을 총괄하게 될 이 지주사는 향후 한화그룹 사업 재편의 핵심 축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최근 ㈜한화를 떠나면서 독자 노선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그는 앞으로 테크 및 라이프 사업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1월 테크 분야 계열사인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와 라이프 분야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을 묶는 지주사 설립을 의결했다.
다만 신설 지주사 내 핵심 캐시카우로 꼽히는 한화비전의 실적 전망은 다소 어둡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비전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3.7% 감소한 4350억원, 영업이익은 51.2% 줄어든 216억원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약 3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도 전망된다.
신설 지주사 산하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한화비전은 지난해 연간 연결 기준 약 16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아워홈(800억원대), 한화호텔앤드리조트(600억원대), 한화갤러리아(90억원대) 순이며 일부 테크 계열사들은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비전은 2024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인적분할돼 출범했다. 현재 국내 영상보안(CCTV)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대형 보안 전시회에서는 AI 기반 영상관제 솔루션 블레이즈와 와이즈넷9 기반 AI 카메라 등을 선보이며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장의 실적 전망은 둔화가 예상된다. 그 배경은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꼽힌다.
CCTV와 저장장치 등의 감시장비를 생산·공급하는 한화비전의 시큐리티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의 약 75%를 차지했다. 이 중 약 88%가 수출이다. 베트남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에 주로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관세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지난해 20%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수익성 압박이 확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동 시장도 변수다. 한화비전은 해당 지역에 영업 거점을 두고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중동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 속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수출기업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중동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보안 솔루션 전문 기업 슈프리마의 경우 같은 이유로 올 1분기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다만 회사 측은 대외 변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당사는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시스템과 효율적인 재고 운영으로 외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현재 중동 정세가 제품 수출에 미치는 제한적"이라며 "제품 가격은 회사의 내부 정책에 따라 책정되며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결 자회사인 한화세미텍의 실적 개선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한화세미텍은 토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기업으로 지난해 216억원의 영업손실과 3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에 성공하면서 점진적인 실적 반등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김동선 부사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테크와 라이프 사업 모두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수익성과 계열사 간 시너지 측면에서는 아직 검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 한화비전과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에서 미래비전총괄을 맡고 있다.
또 김승연 회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한화비전 미등기 임원으로서 보수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2024년에는 보수 공시 대상이 아니었으나 지난해 한화비전에서 약 46억8000만원을 수령했으며 김 부사장도 약 9억원을 받았다.
더불어 지난해 5월 공식 취임한 전문경영인 김기철 대표 역시 곧 취임 1년 차를 맞는 만큼 올해 실적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한화비전 등 테크 솔루션 부문의글로벌 시장 개척 및 신사업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화세미텍은 첨단 반도체 패키징 장비와 SMT, 공작기계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며 구체적인 실적 전망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