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D. 하텅과 벤 프리먼의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는 미국이 왜 평화보다 군사력 확대에 더 쉽게 기울어지는지를 군산복합체의 시선에서 풀어낸 책이다. 쉽게 말해, 전쟁은 단순히 외교 실패의 결과가 아니라 방산업체, 정치권, 싱크탱크, 기술기업이 얽힌 거대한 이익 구조 속에서 계속 재생산된다는 주장이다 .
이 책은 먼저 미국의 국방비가 왜 이렇게 커질 수밖에 없는지 보여준다. 미국은 해외기지망, 대형 무기체계, 핵전력 현대화, 무기 수출 확대를 통해 전쟁 준비를 상시화해 왔고, 그 과정에서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 저자들은 이 흐름이 안보를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전쟁을 장기화하고 사회문제 해결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한다 .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방산업체와 정치권의 유착이다. 무기 회사들은 로비와 선거자금, 그리고 전직 관료를 다시 채용하는 회전문 구조를 통해 정책 결정에 깊숙이 개입한다 . 책은 이런 구조가 국방 예산을 더 키우고, 실전 필요보다 기업 이익에 맞는 무기 개발과 수출을 밀어붙인다고 지적한다 .
또 하나의 특징은 전쟁 산업이 전통적인 무기회사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팔란티어, 안두릴, 스페이스X 같은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도 군사기술 시장에 뛰어들며 새로운 경쟁축을 만들고 있다 . 이들은 AI, 데이터, 드론, 감시 기술을 통해 전쟁을 더 정교하고 더 자동화된 방식으로 바꾸고 있으며, 그만큼 국방예산 확대 압력도 커지고 있다 .
저자는 미국 예외주의도 강하게 비판한다. 미국이 세계의 질서를 책임져야 한다는 믿음이 때로는 외교보다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쓰인다는 것이다 . 저자들은 진정한 안보는 무기 증강이 아니라 외교, 자제, 국제 협력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
핵심은 분명하다. 미국의 전쟁은 이념만으로 움직이지 않고, 거대한 예산, 기업 이익, 로비, 기술 산업이 맞물린 경제 시스템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반전 에세이가 아니라, "전쟁이 어떻게 산업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미국 정치경제 보고서에 가깝다 .
저자는 "미국이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적이 강해서가 아니라, 전쟁이 너무 많은 사람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도진
법무법인 세종 고문
하나은행 사외이사
IBK기업은행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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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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