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A+동심원 포럼, 하버드 GSD 전시·컨퍼런스 리뷰…‘대안적 랜드스케이프’ 논의
김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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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설계자: 기후변화를 맞는 대안적 랜드스케이프’ 리뷰 포럼. 김정윤 교수의 ‘Why Asia? Why Bioregion?’(사진=한국조경학회 제공)
[환경과조경 김하현 기자] 기후위기 시대 조경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논의가 ‘산수(山水)’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한국조경학회는 3월 20일 온라인으로 ‘KILA+동심원 포럼 2026-1’을 열고, 지난 2월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GSD)에서 진행된 ‘산수설계자: 기후변화를 맞는 대안적 랜드스케이프’ 전시와 컨퍼런스를 리뷰하며 동아시아 조경 담론의 확장 가능성을 짚었다.
‘산수설계자: 기후변화를 맞는 대안적 랜드스케이프(Designers of Mountain and Water: Alternative Landscapes for a Changing Climate)’는 하버드대학교 GSD와 한국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전시로,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조경 프로젝트를 ‘산수’라는 개념으로 재해석해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설계 전략을 모색한 점이 특징이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전시와 컨퍼런스의 문제의식과 성과를 국내 조경계와 공유하고 향후 실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은 김정화 한국조경학회 학술이사(네바다주립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건축대학 조경이론 및 역사 전공 조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김정윤 한국조경학회 국제부회장(하버드대학교 GSD 조경학 부교수)과 이명준 한국조경학회 기획이사(한경국립대학교 식물자원조경학부 조경학전공 부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배정한 한국조경학회 회장(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은 인사말에서 이번 포럼이 “조경기술사사무소 동심원의 후원과 함께 조경 지식의 생산과 확산을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조경계의 지속적인 학술 교류와 담론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동아시아의 전통적 지식과 현대적 실천을 잇는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Why Asia? Why Bioregion?
‘산수설계자’ 전시를 기획한 김정윤 교수는 ‘Why Asia? Why Bioregion?’을 주제로 전시와 컨퍼런스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왜 지금 아시아를 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며, “국가 단위가 아닌 생태적 구분인 ‘바이오리전(bioregion)’을 통해 조경을 새롭게 읽으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또한 산수를 단순한 자연 경관이 아니라 “산과 물을 다루는 설계 전략이자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정의하고, “동아시아의 전통적 개념을 현대 조경의 실천적 프레임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시에 참여한 23개 사무소, 58개 프로젝트는 국적 중심의 분류 대신 각 지역의 지형·기후·문화적 조건에 대한 반응을 기준으로 읽혔다. 김 교수는 “기후위기 시대 조경은 기능적 대응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미학적 논의를 함께 담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기술과 공학적 접근을 포함한 ‘엔지니어드 랜드스케이프(engineered landscape)’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아울러 “이번 전시와 컨퍼런스에서 한국이 중요한 축으로 작동하며 동아시아 조경 담론을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산수, 재현과 실천
‘산수설계자’ 컨퍼런스에 패널로 참여한 이명준 교수는 ‘산수, 재현과 실천’을 주제로 산수 개념의 현대적 의미를 한국 조경의 흐름 속에서 풀어냈다. 그는 “산수와 서양의 랜드스케이프 개념을 비교하며, 동양의 자연관은 인간을 자연 속에 포함해 바라보는 반면 서양은 자연을 시각적 대상으로 분리해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 현대 조경은 생태 개념의 변화 속에서 발전해 왔다”며 ▲1990년대 ‘재현적 생태’ ▲2000년대 ‘예술적 생태’ ▲2010년대 이후 ‘탄력적 생태’의 세 단계로 정리했다. 이어 “최근 조경은 생태를 단순 복원이 아닌 인프라와 결합된 설계 전략으로 활용하는 한편 전통 산수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생태적 기능과 미적 경험을 함께 구현하는 것이 오늘날 조경의 핵심 과제라고 진단했다. 산수는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매개이자, 미래 조경 설계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틀로 제시됐다. 그는 “AI 역시 축적된 이미지와 개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설계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산수 개념의 현대적 확장 가능성과 바이오리전 접근의 실효성, 기후변화 대응 설계 전략 등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조경이 단순한 환경 설계를 넘어 문화적·미학적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번 포럼은 동아시아 조경의 전통 개념인 산수를 오늘의 기후위기와 연결해 다시 읽어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하버드 GSD 전시와 컨퍼런스를 통해 제기된 문제의식이 국내 조경의 새로운 실천적 전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명준 교수의 ‘산수, 재현과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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