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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항공·해운 넘어 반도체·자동차까지…전방위 수익성 비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브롬, 헬륨 등 핵심 공정 소재 재고를 수개월 치 확보하고 있으나 사태 장기화 시 물류비 및 원자재 가격 급등,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 사태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기획]항공·해운 넘어 반도체·자동차까지…전방위 수익성 비상

항공·해운 운임 폭등으로 장기 수요 위축 예고

반도체 연쇄 생산 차질…자동차 생산 다변화 제동

16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 항공기, 외항사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정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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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장기화로 항공·해운 등 직접 영향권 업종은 물론,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까지 '경고등'이 켜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대란이 전 산업계를 덮치면서 국내 기업 전반의 수익성 관리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항공·해운 운임 상승으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운임 폭등으로 수출 기업들이 원가 압박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 여파가 항공·해운 등 운송 산업으로 전이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은 운임 상승이 수익에 도움이 되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수요 위축과 ‘고환율·고유가’라는 3중고가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며 결국 운송 수요 자체를 갉아먹을 것이라는 우려다.

게다가 보험료와 연료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 대신 대체 항만을 선택한 HMM은 중동 지역 운송 화물에 대해 컨테이너당 약 1000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항공업계는 고환율마저 덮치며 여객 수요가 빠질 수 있고 연료비 부담도 증가하면서 유류할증료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중동~중국 노선 초대형 유조선(VLCC)의 운임지수는 348.9를 기록했다.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224.72) 대비 55.3% 급등한 수준이다. 같은 구간을 오가는 27만톤(t)급 유조선의 용선료는 하루 32만6198달러로 전쟁 직전 대비 49.5% 상승했다.

컨테이너선 운임도 상승세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3일 기준 1710.35로 같은 기간(1333.11)과 비교해 377.24포인트 급등했다. SCFI가 1700대에 오른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특히 중동 노선 운임은 1TEU당 3220달러로 지난달 27일 대비 40.8% 급등했다.

자동차는 운송 중인 물량이 상당해 당장 공급 중단 우려는 적지만 고유가와 운임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 물류비 인상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알루미늄 등 소재 가격 상승은 완성차 생산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첫 생산 거점을 짓기 위해 준비 중이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사우디는 중동 시장의 약 34%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로, 전쟁이 길어지면 설비 도입 등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완성차 중 중동향 수출이 가장 많은 KGM은 비상이 걸렸다. KGM은 오는 6월 사우디에 렉스턴과 무쏘 등을 연 3만대 안팎으로 생산하는 반제품조립(KD) 공장 생산 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3300대, 내년 8010대 생산이 목표지만 현지 사업 향방은 미지수가 됐다.

게다가 중동발 핵심 원자재 수급 차질로 인한 피해도 예고됐다. 국내 주요 석화 기업들이 이란 사태로 에틸렌 생산량을 대폭 줄이면서다. 에틸렌은 '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데 전쟁 장기화 시 국내 제조업 전체에서 생산 차질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회로를 그리기 위해 웨이퍼 위에 바르는 포토레지스트(PR) 소재와 세정재 등 에틸렌이 기초 소재로 활용된다. 자동차에서는 내·외장재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 등에서 에틸렌 계열 석유화학 제품을 쓴다. 조선업계는 절단 공정에서 특수 가스인 절단용 에틸렌을 사용하는데, 만약 공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공정에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브롬, 헬륨 등 핵심 공정 소재 재고를 수개월 치 확보하고 있으나 사태 장기화 시 물류비 및 원자재 가격 급등,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

사태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산업계 자구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대중동 교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무역으로 인한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국제유가 상승세의 장기화와 더불어 공급망 차질 및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직·간접적 영향은 업종별·기업별로 상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괄적인 대응책 마련과 함께 업종별·기업별 상황에 맞춘 피해 경로별 맞춤형 지원 체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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