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주주환원과 공급망 요새화로 글로벌 리스크 정면 돌파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매일일보 = 권선형 기자
|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4대 그룹의 2026년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번 주총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각 그룹이 단순 제조사를 넘어 AI 솔루션 및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생존 전략을 공식화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의장을 맡은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은 “지난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출 333.6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AI 수요 대응을 위한 시설투자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S 부문은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 역량을 결집해 세계 유일의 종합 AI 반도체 솔루션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한다. 메모리는 HBM4(6세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대응하고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 리더십을 통해 데이터센터 및 로보틱스 수요를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DX 부문은 스마트폰 하드웨어와 갤럭시 AI를 결합한 에이전틱(Agentic) AI폰 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동시에 갤럭시 AI 기기를 2026년 8억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로봇 사업은 제조용 휴머노이드를 사내 생산라인에 우선 도입해 기술력을 고도화한 뒤 고지능 다목적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구축 전략을 구체화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5년 9월 세계 최초로 HBM4 개발 및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는 1530만주의 자기주식 이익 소각을 완료하며 주주 가치를 제고했다. 또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개인형 AI 비서 ‘에이닷’을 연계한 통합 AI 플랫폼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2025년 3월 단행한 CIS 사업부문의 AI 메모리 분야 전환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6일 주총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체질 개선을 공식화한다. 정관 변경을 통해 ‘자동차 대여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AI 소프트웨어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 선출을 확대해 경영 투명성을 높일 예정이다.
LG그룹도 26일 주총에서 제조 현장부터 고객 접점까지 AI를 접목한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비전을 구체화한다. LG유플러스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등 실질적인 AI 수익 모델의 성과를 보고하고 전사적인 AI 내재화를 추진한다. 정관 변경을 통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전자주주총회 제도를 도입하는 등 거버넌스 개선에도 힘을 쏟는다.
4대 그룹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와 유럽 등 글로벌 주요 거점의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현지 완결형 공급망을 구축하는 공급망 요새화 전략도 고도화 할 예정이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AI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기반으로 재편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2026년 주총 시즌은 한국 대표 기업들이 글로벌 AI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지정학적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실전 AX(AI 전환)’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AI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닌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결정하는 실전 전략으로 자리 잡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트윗하기
권선형 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