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알선·광고에 해당", 플랫폼 "중개일 뿐"…법 해석 공방 속 단속은 '미꾸라지 잡기'
이들 플랫폼의 수익 모델은 크게 세 갈래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첫째는 유료 회원제다. 무료 가입으로는 업소의 기본 정보만 열람할 수 있고, 월정액 또는 건당 결제를 해야 이용자들이 남긴 '후기' 게시판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AI 생성 이미지.
[공감신문] 신선미 기자=인터넷 검색창에 '스웨디시 마사지'를 입력하면 수백 개의 업소 정보가 쏟아진다.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같은 포털 지도 서비스는 물론이고, 마사지 예약 전문을 자처하는 앱과 웹사이트, 특정 커뮤니티까지 각축을 벌이며 이용자를 끌어들인다. 이들 플랫폼의 외형은 합법적 마사지 정보 서비스와 구별이 어렵다. 업소 위치, 운영 시간, 가격대, 관리사 프로필이 정리돼 있고, 이용자 후기와 별점이 달려 있다. 그러나 일부 플랫폼의 유료 회원 전용 게시판 안으로 들어가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힐링', '마무리', '풀코스'라는 은어로 포장된 글들은 마사지 이후 이어지는 성적 서비스의 종류와 수위, 종사 여성의 외모와 태도까지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2021년 단독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플랫폼 가운데 일부는 마사지숍·왁싱숍 정보 공유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불법 성매매를 알선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플랫폼의 수익 모델은 크게 세 갈래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첫째는 유료 회원제다. 무료 가입으로는 업소의 기본 정보만 열람할 수 있고, 월정액 또는 건당 결제를 해야 이용자들이 남긴 '후기' 게시판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이 후기에는 업소명, 관리사의 외모, 위치, 가격, 그리고 '서비스'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 둘째는 제휴 광고다. 특정 업소가 플랫폼과 제휴를 맺으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거나, 별도의 '추천 업소' 코너에 배치된다. 일부 플랫폼은 마사지나 왁싱 등의 매개 없이 성매매 업체와 직접 제휴를 맺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광고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셋째는 후기 관리 서비스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커뮤니티 공간에 올라오는 후기글을 플랫폼 측에서 직접 올려주는 방식의 '유료 후기 게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자가 작성한 성매매 경험담이 플랫폼의 수익원이 되는 구조인 셈이다.
이러한 플랫폼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현행법의 구조적 틈새에 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은 성매매 알선 행위와 성매매 업소 광고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운영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성매매를 알선한 것이 아니라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양상이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일부 플랫폼은 자신들의 소개글에 '정보 제공 플랫폼'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강조하며 법적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시각은 다르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후기를 공유하는 것 자체는 범죄가 될 수 없지만, 이를 알선하고 광고하는 행위는 처벌받을 소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이러한 플랫폼에 대해 불법·유해정보 유통 사이트로 심의해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차단의 실효성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특정 플랫폼의 접속을 차단하면, 해당 플랫폼은 도메인을 변경하거나 사이트를 개편한 뒤 다시 서비스를 재개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가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한 차례 차단된 플랫폼이 개편 이후 재개돼 다시 신고가 접수된 사례가 확인됐다.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플랫폼은 접속 차단 자체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결국 사이트를 차단해도 성매매 업소 이용자나 업소 운영자에 대한 실질적 단속이나 처벌로 이어지기 쉽지 않은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앱 기반 성매매 알선의 구조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마사지 예약 전문 앱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성매매 업소의 예약 창구 역할을 하는 앱이 등장하고 있으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앱의 서버 자체가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앱을 통해 예약 내역과 결제 기록, 이용자와 업소 간 대화 로그가 남으면, 이 데이터는 경찰이 이용자를 특정하고 성매매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된다. 일부 앱은 예약 시 '프리미엄 코스', '스페셜 관리' 등 모호한 표현으로 성적 서비스를 암시하면서도, 앱 자체의 이용약관에는 '불법 행위를 알선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넣어두는 이중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이 2025년 10월 검거한 출장 마사지 위장 성매매 알선 조직 사건은 이 구조의 전형을 보여준다. 총책과 동업자는 예약 담당 실장, 운전기사, 성매매 여성으로 연결되는 조직을 구성하고, 인터넷 사이트와 전단으로 성매매를 광고했다. 단속에 대비해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했으며, 성매매 현장이 적발되면 '출장 마사지만 영업했을 뿐'이라며 조직의 꼬리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핵심 운영자를 보호했다. 홈페이지에는 '성매매 업소가 아니다, 퇴폐 문의는 절대 사절'이라는 공지까지 올려두었다. 이 조직이 2021년부터 4년간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2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총책은 대부업 등록 없이 태국 등 외국인 여성에게 법정 이자율을 훨씬 초과하는 최대 연 90%의 고리대금을 빌려준 뒤, 갚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플랫폼의 외형과 실체 사이의 간극이다. 홈페이지와 앱은 합법적 출장 마사지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었지만, 그 뒤에서는 인신매매에 준하는 착취 구조가 작동하고 있었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42대의 포렌식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텔레그램 등으로 활동하는 '콜기사'(성매매 여성 운전기사)들과의 연락 정황이 포착됐고, 공범 26명이 추가로 검거됐다. 플랫폼이라는 외형은 소비자의 경계를 낮추고 수사기관의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이중의 방패 역할을 한다. '마사지'라는 합법적 서비스의 이름 아래 성매매가 은폐되고, '플랫폼'이라는 기술적 외피 아래 알선 행위가 위장되는 구조다.
합법적 마사지 산업의 피해도 심각하다. 국가 공인 안마사 자격증 또는 체육 지도사 자격을 갖추고 정당하게 영업하는 마사지 치료사와 사업자들은 '스웨디시'라는 단어가 성매매의 은어로 인식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일부 합법 업소는 이용자가 성적 서비스를 기대하고 방문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스웨디시'라는 명칭 자체를 간판에서 삭제하고 '근막이완', '딥티슈' 등으로 용어를 바꾸는 업소도 등장하고 있다. 포털 지도 서비스에서 합법 업소와 불법 업소가 같은 카테고리에 뒤섞여 노출되는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합법 업소 입장에서는 불법 업소와의 차별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고객 신뢰가 무너지고 매출이 감소하는 이중 피해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체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법적 책임에 대한 재정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성매매처벌법은 '알선' 행위를 처벌하되, 온라인 플랫폼이 제휴 업소를 광고하고 이용 후기를 유통하는 행위가 알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부재한 상태다.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 유통에 대한 플랫폼의 책임 조항이 존재하지만, 성매매 관련 정보가 은어와 암호로 포장돼 유통되는 현실에서 이를 '불법정보'로 판별하는 기술적·행정적 역량의 한계도 분명하다. 방심위의 사이트 차단과 경찰의 서버 압수수색이 개별 사건 단위로 이뤄지고 있을 뿐, 플랫폼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체계적 대응 체계는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10년 이상 온라인 성매매 실태를 연구해온 서울 소재 국책연구기관의 범죄정책 선임연구위원은 "마사지 예약 플랫폼이 성매매 알선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경찰 수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라며 "현행법이 오프라인 업소의 물리적 알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온라인 플랫폼이 제휴·광고·후기 유통을 통해 실질적으로 알선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에 대해서는 입법적 공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플랫폼이 성매매 업소의 광고를 게재하고 이로부터 수익을 얻는 행위를 알선의 한 유형으로 명시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며, 동시에 합법 마사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인증 제도의 도입도 병행돼야 한다"면서 "건전한 마사지 서비스와 불법 성매매 업소를 소비자가 구별할 수 있는 공적 인증 체계가 없는 한, 플랫폼 차단만으로는 동일한 구조가 도메인만 바꿔 무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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