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상 공개→기술이전→임상…‘초입 밸류 구간’ 진입
주가도 선별 구간 진입
사진=AACR
미국암연구학회(AACR)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학회에서 공개된 전임상 데이터를 계기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간 글로벌 진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미약품·SK바이오팜 등 신약 개발 기업은 기술이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은 초기 고객 확보에 나서며 경쟁 범위를 넓히고 있다.
AACR 기대감으로 선반영됐던 주가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변동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은 전임상 데이터의 신뢰도와 임상 진입 가능성을 중심으로 종목을 가려내고 있다.
■ 전임상 데이터 공개…“초기 딜 경쟁” 본격화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AACR에는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참가했다.
AACR은 전임상 및 초기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발표가 이뤄지는 학회다.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가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선별하는 초기 접점으로 기능한다.
이번 학회에서는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가 각각 9건의 비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중항체, ADC, 단백질 분해제(PROTAC) 등 차세대 모달리티 중심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RPT) 기반 항암 기술을 공개했다. 기존 CNS 중심 사업에서 항암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전략이다.
개별 기업별로도 데이터 경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구두 발표에 나섰다. 구두 발표는 포스터보다 높은 단계로 글로벌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는 세션이다.
알지노믹스는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RZ-001’을 공개했다. 텔로머라제 mRNA를 타겟으로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구조다. 동시에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현재 간암 대상 임상 1b/2a가 진행 중이다. 중간 데이터 공개가 예정돼 있다. FDA 희귀의약품과 패스트트랙 지정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임상 데이터 공개 여부가 단기 주가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는 구간으로 보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DAC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세대 항암 접근법을 제시했다. DAC는 항체와 단백질 분해 기술을 결합한 구조다. 이는 기존 ADC의 독성과 안정성 한계를 보완하는 전략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영장류 안전성 데이터까지 공개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ADC 2종을 공개했다. BCMA 타겟 기반 혈액암 치료제 중심이다. 독성을 낮추고 효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ADC는 현재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루닛은 AI 기반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을 공개했다. 면역항암 반응 예측 연구 6건을 발표했다.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사진=AACR
■ CDMO까지 가세…“초기 선점→장기 수주” 구조
이처럼 신약 개발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생산 기반 기업도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AACR에 처음 참가했다. 위탁연구(CRO)부터 개발(CDO), 생산(CMO)을 아우르는 CRDMO 전략을 강조했다.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 스크리닝과 세포주 개발 역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초기 연구 단계부터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임상 이후 생산 공정 변경이 어렵다. 초기 협업이 장기 수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CDMO 기업 간 초기 고객 선점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생성형AI
■ “기대감→데이터”…주가도 선별 구간 진입
이 같은 흐름은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SK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AACR을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되며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진단주와 세포·유전자 치료제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후 단기 상승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일부 자금이 빠져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종목별 주가 흐름도 엇갈렸다. HLB와 인투셀 등 일부 종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다른 종목은 상승폭이 제한되거나 조정을 받았다.
지난주(4월 13~17일) 코스피 제약지수는 3.5% 상승했다. 다만 코스피 대비 2.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제약지수는 5% 하락하며 코스닥 대비 2.0%포인트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처럼 기대감으로 움직이던 주가가 실제 데이터 확인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투자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AACR을 기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초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검증받는 구간에 들어섰다.
기대감 중심으로 움직이던 시장 흐름도 실제 데이터 확인 단계로 넘어가면서, 투자 기준 역시 전임상 성과와 임상 진입 가능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 단계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기업일수록 후속 투자와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PoC 확보 여부와 임상 진입 가능성이 향후 기업가치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경제 김민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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