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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획] 검게 물든 삼전… 韓경제 ‘심장’이 흔들린다

대표)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성과를 도대체 누가 가져가고 있나. 이재용 회장의 주식은 수십조 폭등했고 경영진은 수십억 보너스를 챙겼다."(우하경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획] 검게 물든 삼전… 韓경제 ‘심장’이 흔들린다

노조, 평택캠서 총파업 결의대회

"성과급 안주면 파업… 30조 피해"

반도체, 1분기 깜짝 성장 이끌어

유일한 성장 버팀목… "파업 안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4만여명의 조합원은 사측에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회사와의 합의 결렬 시 다음달 21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평택=연합뉴스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 온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범선이 근시안적인 이기주의와 끝없는 탐욕이라는 암초에 부딪쳐 산산조각 나는 것을 막겠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성과를 도대체 누가 가져가고 있나. 이재용 회장의 주식은 수십조 폭등했고 경영진은 수십억 보너스를 챙겼다."(우하경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생산기지 중 하나인 평택캠퍼스 앞 도로가 23일 온통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마침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달 전 추정치의 2배인 1.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이 5.1%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는데, 반도체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3월 수출액은 861억3000만달러로 건국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고 반도체가 이 가운데 38.1%를 차지했다. 사실상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그런 반도체 수출의 최대 거점 중 하나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이날 오전부터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라는 문구가 적인 검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이었다.

경찰은 주요 교차로와 진입로에서 차량을 통제했고, 왕복 2차선 도로 한쪽은 집회 참가 차량들로 사실상 제 기능을 잃었다.

현장에서 만난 30대 여성 조합원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보상은 받아야 내부 직원들의 박탈감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조합원은 "불황일 때도 임원들은 성과를 챙겨갔지만 직원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대부분 30~40대 젊은 직원들이었다.

현장 한 켠에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이하 주주 측) 관계자들 피켓을 들고 노조에 맞섰다. 민경권 주주 측 대표는 이날 오전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 공장을 멈추면,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이에 대응하는 맞대응 시위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1시를 넘기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합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노조 측은 이날 약 4만명이 집결했다고 주장했다. 본행사에 앞서 조합원들은 구호카드를 들고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고 외쳤다. 평택사업장 앞 공기는 묵직하게 흔들렸다.

노조는 회사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올해 실적 추정치를 고려하면 1명 당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달라는 얘기다.

노조 측은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측은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삼성전자에 최대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이 현실이 될 경우 한국 경제는 성장 동력을 상실한다. 미국의 관세 공세에 중동전 발(發) 국제유가·환율 고공행진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는 반도체 외에 기댈 곳이 없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7.5로 두 달 연속 기준치(100)에 미달했다. 제조업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 등 전자·통신장비(118.8)와 의약품(125.0) 업종만이 긍정 전망을 내놓았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387조원으로 전월보다 7조8000억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노사 모두 미래 경쟁력 회복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는 수십조원 투자비가 들어가는 장치산업인데, 이익이 많다고 해서 15%를 추가로 나누자고 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며 "기업이 살아야 노조도 살 수 있다. 노사가 잘 협의해 이번 위기를 넘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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