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본사 T타워. 사진=SK스퀘어
| 뉴스워치= 최수아 기자 | SK스퀘어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AI'와 '반도체'다. 5년 전 비통신영역 플랫폼 자회사의 '묶음'으로 시작했던 SK스퀘어는 이제 주요 자회사 SK하이닉스와 함께 AI·반도체 중심 회사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003억원, 영업이익 8조2783억원, 순이익 8조374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과 주요 포트폴리오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0%, 419% 폭증했다.
SK스퀘어는 그간 AI·반도체 포트폴리오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최근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시총은 약 157조 원으로, 지난해 1월 초(10.6조 원) 대비 약 15배, 올해 1월 초(51.8조 원) 대비 약 3배 불어난 수치다.
2021년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SK스퀘어가 인적분할된 후 연간 실적 흐름 또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5년간 SK스퀘어의 매출은 2021년 1조1464억원, 2022년 2조8442억원, 2023년 2조2785억원, 2024년 5조8818억원, 2025년 10조4556억원이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4198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엔 161억원이었고, 2023년엔 2조3397억원 적자를 보기도 했으나, 2024년 3조9206억원, 2025년 8조7974억원으로 크게 회복했다.
사진=SK스퀘어. 그래프=제미나이
SK스퀘어에 따르면 2023년 영업손실은 SK하이닉스 등 포트폴리오 회사의 지분법손실 총 2조 526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2024년 SKT의 이익 증가와 정보통신기술(ICT) 포트폴리오 손익 개선 성과에 힘입어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쭉 상승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동반 관계를 두고 SK스퀘어 관계자는 "투자기업 특성상 지주사와 자회사의 실적은 연결되는 개념"이라며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재편은 SK하이닉스를 포함해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증권은 15일 "빅테크에게 AI설비투자는 비용이 아닌 생존을 위한 진입장벽으로 인식된다"며 "SK하이닉스의 2026년 영업이익률은 78.1%로 세계 1위에 이를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금은 플랫폼에서, 가치는 하이닉스에서…상이한 구조의 조화
SK스퀘어의 사업 부문은 크게 투자(SK스퀘어), 모빌리티(티맵·FSK L&S), 플랫폼(SK플래닛·원스토어), 커머스(11번가), 주요 자회사(SK하이닉스)로 나뉜다. 하지만 수익 구조를 뜯어보면 실질적인 축은 SK하이닉스와 데이터 플랫폼이다.
실제 SK하이닉스 연결기준 매출은 52조5763억원에 달하는 반면, SK스퀘어 자체 연결 매출은 3003억 원 수준이다. 그중 제일 매출 비중이 큰 모빌리티의 기록은 1219억원(40.59%)에 불과하며, 커머스 925억원(30.82%), 플랫폼 855억원(28.5%) 순이다.
시장이 SK스퀘어를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탄 투자회사'로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K스퀘어 역시 "당사는 반도체 섹터를 중심으로 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및 지배구조를 형성했다"고 언급하며, 기업 평가의 핵심이 SK하이닉스에 있음을 시사했다. 현금 매출은 자사 서비스 기반이지만, 기업 가치는 SK하이닉스가 견인하는 '이원화' 상태인 모습이다.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AI 메모리 수요가 있다. 수요 대비 제한된 공급으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서버 DRAM(휘발성 메모리), eSSD(보조기억장치) 등 다양한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스퀘어에 따르면 DRAM과 NAND(비휘발성 메모리)의 평균판매단가(ASP)는 각각 60% 중반, 70% 중반가량 상승했다.
사진=SK하이닉스
'플랫폼 앱'에서 'AI 데이터 기업'으로…포트폴리오 체질 개선
2021년 SK스퀘어는 통신회사 SK텔레콤으로부터 비통신영역 해당 자회사들을 챙겨나오며 분할 설립됐다. 그러나 이제 SK스퀘어는 ICT 포트폴리오에서 AI·반도체 포트폴리오로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그 바탕에는 SK스퀘어가 보유한 AI 데이터 인프라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티맵이다. SK스퀘어는 티맵이 "AI·데이터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과거 이동 중개 중심의 단순 내비게이션 앱에서 벗어나, 데이터 중심의 AI 모빌리티 시대가 요구하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SK스퀘어에 따르면 현재 티맵은 하루 평균 500만 대 이상의 차량에서 주행·위치 데이터를 생성 중이다. 해당 이동 데이터는 그대로 AI 학습용 데이터로 탈바꿈 할 수 있고, 이는 고객 서비스의 혁신으로도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다른 플랫폼들 역시 '성장'보다 '내실과 AI'에 집중하고 있다. 11번가는 이커머스 경쟁 심화에 따라 오랜 적자 상태에 있지만, 2022년 1515억원, 2023년 1258억, 2024년 754억원, 2025년 396억원으로 꾸준히 적자 폭이 감소 추세에 있다. 또 11번가는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며 오픈마켓 부문 영업이익은 흑자 상태라고 설명했다. SK스퀘어는 "AI 기반 개인화, 추천 등에 힘입어 성장세에 있다"며, "앞으로도 AI 기반 사업 구조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시대로의 대전환, SK의 미래
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은 1분기 성적표와 함께 "AI로 업무를 혁신하고, AI·반도체 영역 신규 투자를 준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SK스퀘어의 실적은 회사가 정보통신 플랫폼 투자사에서 AI 메모리, 데이터, AI 플랫폼을 아우르는 'AI 전문 투자회사'로 진화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티맵은 AI 데이터, 11번가는 AI 커머스. 결국 SK스퀘어의 전체 방향타가 AI 수혜 구조에 맞춰 재조정된 것이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한편, AI 병목 해소 영역과 반도체 밸류체인 등에서 신규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SK관계자는 "해외 투자법인인 TGC스퀘어를 통해 AI·반도체 영역에 집중하는 한편, 기존 ICT 포트폴리오도 계속해서 리밸런싱 중"이라며 "계속해서 AI·반도체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수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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