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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 "1020 잡아야 산다"…네이버, AI 전환 '사활'

일본의 경우 검색과 SNS 등 핵심 인프라를 해외 빅테크에 내어줘서 발생한 손실을 일컫는 이른바 '디지털 적자'로 막대한 자본을 유출하고 있다는 보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무려 약...

[기획] "1020 잡아야 산다"…네이버, AI 전환 '사활'

네이버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 뉴스워치= 최수아 기자 | "모바일 시대의 네이버는 없어질 수 있다." 10여 년 전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당시 이사회 의장)가 던졌던 이 서늘한 경고는 2026년 현재 우리 앞에 어떤 모습으로 실현되어 있을까. 겉으로 드러난 점유율 수치만 보면 네이버의 위상은 여전히 견고해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플랫폼 생태계의 뿌리부터 흔들리는 거대한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네이버는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29일 리서치 업체 오픈서베이의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에서 60%대의 점유율을 수성하며 30%대 구글과의 격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세대별로 뚜렷한 차이가 감지된다. 가장 뼈아픈 지점은 미래 권력인 10대와 20대 이용자들의 이용률이다. 30대 이상 세대에게 네이버는 70% 이상 점유율을 보이며 여전히 첫 번째 선택지이지만, 10·20대 사이에서 네이버 이용률은 이미 40~50% 선까지 밀려났다.

이를 두고 단순히 숫자의 하락을 넘어 정보를 소비하는 습관 자체가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과거에는 궁금한 게 생기면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콘텐츠 플랫폼 안에서 정보를 발견한다. 맛집을 찾을 때 텍스트 리뷰 대신 숏폼 영상을 시청하고, 트렌드를 읽기 위해 SNS를 탐색하는 행위가 일상이 됐다. 네이버가 쥐고 있던 텍스트 중심의 권력이 영상과 이미지 중심의 경험 권력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2025년 기준 연령별 주 이용 검색 서비스를 3순위까지 선택한 결과, 10·20대에서 네이버의 이용률이 타 연령대 대비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그래픽=제미나이, 자료=오픈서베이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네이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인스타그램 릴스(37.2%)나 유튜브 쇼츠(16.5%), 틱톡(8%) 등의 숏폼 매체가 강세를 보인 반면, 네이버 클립(1.3%)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메신저 영역에서도 만 14세 이상부터 사용 가능한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가 기존의 강자였던 카카오톡과 네이버의 빈자리를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는 인스타그램 DM 사용 비율(57.3%~64.4%)이 이미 초등학생의 카카오톡 사용 비율(81%)을 앞지른 상태다.

여기에 대화형 AI인 챗GPT와 제미나이의 확산은 검색이라는 행위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여러 웹사이트를 뒤지는 대신 AI와 대화하며 최적의 답변을 바로 얻어내는 방식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서서히 기존 포털의 키워드 검색 방식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자국 플랫폼의 경쟁력 약화는 단순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국가적인 디지털 주권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경우 검색과 SNS 등 핵심 인프라를 해외 빅테크에 내어줘서 발생한 손실을 일컫는 이른바 '디지털 적자'로 막대한 자본을 유출하고 있다는 보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무려 약 3조4000억엔(한화 34조원)을 디자털 적자로 소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역시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글로벌 플랫폼에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로 대표되는 자국 플랫폼의 '성벽'이 무너진다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네이버 AI탭 시작 화면과 서비스 진입점. 사진=네이버

이에 대응해 네이버는 체질 개선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한때 사용자 이탈이 두드러졌던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각종 챌린지를 통해 10~30대의 젊은 사용자층을 대거 확보하며 다시 이용률을 회복하기도 했다.

특히 네이버는 기존 서비스에 AI서비스를 접목시키는 '온서비스 AI'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 오픈 커뮤니티 '라운지' 등 젊은 층을 겨냥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지난 27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AI탭'을 통해 검색 패러다임의 완전한 전환을 꾀하고 있다.

AI탭은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읽고 최적의 경험을 제안하는 AI 기반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이번 업데이트를 두고 '패러다임의 전환점'이라 표현했듯, 네이버는 지금 서비스 전반의 사용성을 재설계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미래는 종횡무진하는 미래 세대의 요구에 얼마나 민첩하게 응답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플랫폼은 영원할 수 없으며, 사용자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순간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외면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네이버가 미래 세대에게도 여전히 필수적인 공간으로 남을 수 있을지, 현재의 도전들이 향후 성적표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서비스 회사는 사용자를 바라보며, 사용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며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본에 충실하면서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서비스나 컨텐츠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수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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