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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초단체장 선거 맞나…권한 넘는 ‘대선급 공약’ 남발

C후보는 “광주의 AI와 첨단 의료, 담양의 농생명, 푸드데크, 문화·관광을 잇는다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며 “북구와 담양을 공동생활권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시한 공약들은 기초자치단체장이 단독...

기초단체장 선거 맞나…권한 넘는 ‘대선급 공약’ 남발

더불어민주당 광주 5개 구청장 경선 과정에서 일부 후보들이 정부부처 이전, 자치구-시·군 행정통합, 광역생활권 재편 등 기초자치단체장 권한 범위를 넘어선 ‘대선급 공약’을 남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밀착형 정책 경쟁보다 상징성이 큰 초대형 공약을 앞다퉈 내놓으면서도 정작 실행 방안은 담보돼 있지 않아 실현 가능성과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5개 구청장 경선 후보자 합동연설회 당시 일부 후보들을 중심으로 기초단체장의 통상적 권한을 벗어난 대형 공약이 잇따라 제시됐다.

동구청장 경선에 나선 A후보는 “부산에 해양수산부가 간 것처럼 동구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와야 반드시 동구가 살아날 수 있다”며 핵심 공약으로 문체부 광주 동구 유치를 내걸었다.

B후보도 “동구·화순 행정통합을 추진하겠다”며 “동구의 문화·상권과 화순의 의료 바이오 산업을 결합하면 병원·연구소·기업이 함께 들어오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B후보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에 보냈으면 문체부를 반드시 광주로 보내야 맞다. 광주로 오면 어디로 가야 되나? 바로 동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구청장 경선에서도 광역 단위 또는 중앙정부 차원의 판단이 선행돼야 할 공약이 등장했다.

C후보는 “광주의 AI와 첨단 의료, 담양의 농생명, 푸드데크, 문화·관광을 잇는다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며 “북구와 담양을 공동생활권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시한 공약들은 기초자치단체장이 단독 결정하거나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정부부처 지방 이전은 중앙정부 차원의 결정이 필요한 사안인 데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부처의 추가 지방 이전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북극항로 개척 등 워낙 중요한 의제였기 때문에 유일한 예외”라며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 추가 정부부처 분산은 없다”고 강조했다.

자치구-시·군 간 행정통합이나 광역생활권 재편 역시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관계기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공약들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재원, 협의 방식 등에 대한 설명 없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선거 국면에서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상징성이 큰 구호는 앞세웠지만 정작 어떻게 성사시킬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구청장 선거는 교통, 복지, 돌봄, 주거, 골목경제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행정 역량을 검증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중앙정부나 광역단체 권한에 가까운 공약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후보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제시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지만 해당 공약이 실제로 추진 가능한지,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지에 대한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역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너도 나도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포퓰리즘에 그칠 수 있다”며 “유권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현실성 없는 공약 남발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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