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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칼럼]트럼프가 진정 모욕한 것은

“You’re fxxking crazy. You’d be in prison if it weren’t for me. I’m saving your ass.”(넌 XX 미쳤어. 나 아니었으면 넌 감옥 갔어. 내가 널 살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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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진정 모욕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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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국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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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e fxxking crazy. You’d be in prison if it weren’t for me. I’m saving your ass.”(넌 XX 미쳤어. 나 아니었으면 넌 감옥 갔어. 내가 널 살린 거야.)

표면상 휴전임에도 일촉즉발의 긴장이 이어지던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통화는 전 세계 이목을 충격에 빠뜨렸다. 양 정상 관계의 실체, 갈등의 이유를 두고 호사가들의 해석이 쏟아졌다. 여파는 길지 않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장은 뒤바뀌었다. 본인 스스로 “내가 했다(I did)” 시인하는 마당에 구설이 이어질 거리도 없었다.

“나 아니었으면 넌 감옥 갔어”는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지만, 결코 더 가볍지 않다. 연일 이어지는 중동의 포성과 치솟는 기름값이 아니었다면, ‘내정간섭’ 게이트로 비화해도 어색하지 않을 발언이었다.

뇌물과 사기, 배임 혐의로 2019년 기소된 네타냐후는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네타냐후를 사면해달라고 이스라엘 정부와 사법부를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지난해부터 “위대한 영웅”이라며 네타냐후를 치켜세우고 “마녀사냥”이라며 수사 의도를 문제 삼았다. 그때마다 이스라엘 내정간섭 논란이 일었다.

이번 발언의 함의는 차원이 다르다. “나 아니었으면”이란 발언에서는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이 이스라엘 사법부 판단을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이 엿보인다. “넌 감옥 갔어.”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네타냐후가 법적 처벌을 받았을 것이라고 트럼프가 생각한다는 사실도 추정할 수 있다. “내가 널 살린 거야.” 이만큼 노골적인 트럼프의 의도가, 그리고 그 의도가 실행됐다는 사실이 함께 드러난 적이 있었던가. 트럼프가 네타냐후 사면을 요구할 때마다 불거졌던 내정간섭 논란은, 그 의도와 실행을 시인하며 스스로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모든 논란이 사실이라 해도 트럼프가 정치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 우선 미·이란 전쟁이 협상 타결이라는 변곡점을 맞으며 국면이 바뀌었다. 그는 중남미·서구권을 가리지 않고 내정간섭 논란을 벌이며 천방지축 리더십 이미지를 굳혔다. 자국 사법 시스템에도 “망가졌다”며 무수히 침을 뱉어왔다. 남의 나라 사법 신뢰야 무슨 상관이겠나.

네타냐후도 진짜 피해자는 아니다. 혈맹의 지도자가 속으로는 자신을 ‘감옥 갈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정도의 충격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은 지금껏 감옥행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네타냐후도 자국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며 정치 생명을 연장해온 정치인이다. 트럼프 발언에 정색하기 어려운 처지다.

진짜 수모는 이스라엘 사법부가, 나아가 이스라엘의 민주주의가 겪었다. 트럼프는 헌법이 부여한 적 없는 영향력을 동원해, 개입하지 않았으면 감옥에 갔을 이스라엘의 정치 지도자를, 감옥에 가지 않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스라엘 사법부가 제 기능을 못한다고 전제해야 가능한 주장이다.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정말 분노해야 했던 것은 레바논 공습을 막은 트럼프의 전화가 아니라, 자국 사법 시스템을 의도대로 움직였다고 믿는 트럼프의 오만이어야 했다. 전쟁이 끝나도, 실추된 사법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조형국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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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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