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은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김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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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기업들의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가 본격 가동됐다.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는 반도체, 이차전지, 미래차 등 국가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분과를 구성하고 분과별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연구개발(R&D) 과제를 발굴·기획하는 민관 협의체다.
정부는 지난해 말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K-화학 차세대 기술혁신 로드맵 2030'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현재 글로벌 화학산업 고부가 순위 5위인 한국을 2030년까지 4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실행 전략을 담고 있다.
취지는 분명하다. 원료·소재·응용 산업을 연계해 수요 기반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정부는 2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R&D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수요 맞춤형 기술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수요기업으로는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대한전선, HD현대중공업 등 각 분야에서 내노라하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출범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일 열린 총회 역시 상견례 성격이 강했고 수요기업의 간단한 사업 현황 소개 수준에 그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극단적으로 '수요 없는 공급'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글로벌 공급 과잉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 경쟁에 몰린 상황에서 경쟁사와 차세대 기술 협력을 논의하는 것이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화학업계는 오랜 기간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 머물며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글로벌 선도 기업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2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는 분명 의미가 있다. 얼라이언스가 보여줘야 할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라 실제 산업 전환으로 이어질 실행력이다.
현장의 미지근한 반응을 바꾸기 위해 기업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기술 과제가 무엇인지, 수요 기업과 화학 기업 간 협력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의 석유화학 산업에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산업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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