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사상 최대, 내부는 평행선
뉴삼성 시험대 오른 삼성전자
안종열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안종열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전년 대비 755% 급증한 수치로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빅테크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숫자만 보면 분명 ‘황금기’다.
하지만 내부는 정반대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빠르게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5월 총파업까지 예고했고 회사는 특별 포상안을 내놨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쟁점은 단순한 보상 수준이 아니다. 성과급 체계 자체다. 현재는 초과이익 범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구조지만 노조는 영업이익 연동 방식에 상한선 폐지를 요구한다. 이날 초기업노조는 이번 성과가 현장 구성원들의 노력에서 비롯된 만큼 이에 걸맞은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회사는 사업부 간 수익성 격차를 감안할 때 보상 쏠림과 조직 내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특히 반도체와 비반도체 간 격차가 큰 구조에서 기준 변경은 조직 균형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반도체 시장이 상승 사이클에 돌입한 가운데 생산 차질은 단순한 실적 감소를 넘어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국면에서 공급 불안이 발생하면 고객사들의 신뢰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 번 잃은 신뢰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재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수조원대 손실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여기에 유가 상승과 원자재 비용 부담, 공급망 불안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고 있다. 여기에 상속세 납부 마무리로 이재용 회장이 추진하는 ‘뉴삼성’ 전략도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확대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다. 재무 여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이같은 전략 역시 속도를 내기 어렵다. 노사 문제가 이제는 내부 이슈를 넘어 경영 전반을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한 것이다.
결국 지금 삼성전자 노사에게 필요한 것은 협력이다. 성과 공유는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조직과 경쟁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사상 최대 실적 속 균열을 방치한다면 지금의 호황은 유지하기 어렵다. 갈등의 장기화는 결국 기업과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사측과 노조가 ‘제로섬’이 아닌 ‘윈윈’ 해법을 찾는 성숙한 교섭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