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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조국, 차라리 솔직했으면

평택병을 지역구로 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삼성전자 고덕신도시 배후지로 젊은층이 대거 유입된 곳"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역 의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실제 평택은...

[기자수첩] 조국, 차라리 솔직했으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9일 평택을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SNS에 ‘평택군’ 표기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평택 출마를 둘러싼 뒷말도 무성하다.

조 대표는 이번 출마를 '험지 도전'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출마 자체가 전략적 선택이라면 문제 될 것 없다. 정치에서 계산은 필수다. 다만 그 선택을 포장하는 방식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범여권의 비판은 직설적이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필승지를 험지로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평택을이 과연 야권의 험지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다.

평택병을 지역구로 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삼성전자 고덕신도시 배후지로 젊은층이 대거 유입된 곳"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역 의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실제 평택은 산업단지 확장과 신도시 개발로 인구 구성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외부 유입 인구가 늘면서 정치 지형 역시 유동성이 커졌다.

전통적인 의미의 '험지'라기보다, 경쟁이 가능한 '경합지'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지역에 '험지'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정치적 수사로 보더라도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말 험지에 도전하려 했다면 선택지는 따로 있었다는 반론도 나온다.

전재수 의원 보궐선거가 예정된 부산북갑이다.

부산은 여전히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범여권 인사에게 결코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려면 오히려 이쪽이 더 분명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 선택을 두고 '험지'라는 표현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었다.

결과와 무관하게, 보수 텃밭에 몸을 던진다는 상징성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낙선을 감수하더라도 정치적 메시지를 택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들도 그 진정성을 인정했다.

반면 이번 조국 대표의 선택은 다르다.

승산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채, 동시에 '험지'라는 상징성까지 가져가려는 이중 전략으로 비친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정치적 계산과 메시지가 어긋나는 순간, 유권자는 그 간극을 예민하게 감지한다.

정치에서 승산 있는 곳을 고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무모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더 비현실적일 수 있다.

따라서 평택을 선택한 것 자체를 비판할 이유는 크지 않다.

그러나 그 선택을 '험지 도전'으로 규정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무거운 단어로 실리를 포장하려는 인상은, 결국 메시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유권자는 전략을 탓하지 않는다. 정치인이 계산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 계산을 어떻게 설명하느냐다.

솔직함이 결여된 메시지는 쉽게 간파되고, 그 순간 정치적 신뢰는 빠르게 소모된다.

차라리 솔직했으면 어땠을까. "승부를 볼 수 있는 곳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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