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이하 삼성전자 노조)의 쟁의(파업) 조합원 찬반투표가 오늘 마감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 동행 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전체 조합원 수는 약 8만9,000여명에 이른다.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을 맞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투표 결과 조합원 과반 이상이 동의할 경우 4월 23일 집회를 열고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 요구를 고수하고 있고 사측은 상한 폐지 시 OPI 초과 달성이 어려운 다수 사업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데다 ‘미래에 대한 투자’를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양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회의까지 거쳤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OPI 상한 폐지의 근거는 경쟁사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따라 ‘우리도 SK하이닉스처럼 하자’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양사의 히스토리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는 불과 3년전인 2023년 7조7,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5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속 투입하며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개발에 집중했고, 이는 2024년 시장 지배력으로 연결됐다. 이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과 맞물려 2024년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에 이어 지난해 47조2,06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수익을 냈다.
예전 SK하이닉스는 애물단지 취급을 당한 경험도 있다. 1983년 현대전자 반도체 사업에서 출발해 2001년 ‘하이닉스’로 사명을 바꿨고 극심한 자금난을 겪은데 따라 2011년 SK가 LG와의 인수 경쟁에서 승리해 2012년 사명이 ‘SK하이닉스’로 바뀌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성공해 AMD에 이어 엔비디아도 SK하이닉스의 2세대 HBM을 채택하면서 SK하이닉스의 그래픽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확대됐다. 다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HBM은 주로 고성능 제품군에 한정돼 사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992년부터 2024년까지 D램 시장 세계 1위를 차지해 왔지만, 지난해 1분기 SK하이닉스에 처음으로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내줬다. SK하이닉스가 HBM에 힘입어 매출 규모와 점유율을 빠르게 늘린 것인데 4분기 들어 삼성전자가 HBM3E와 범용 D램 판매를 늘리면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장 큰 차이는 파운드리 사업 역량이다. SK하이닉스의 매출 비중이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등으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도 하이닉스와 똑같은 성과급제를 진행하자는 노조의 주장이 위험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의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불황으로 바뀔 경우 초과이익성과급은 커녕 성과급을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시장과 파운드리 시장의 규모도 차이가 많이 난다. 그로쓰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2024년 9억6,271만달러(약 1조4,300억원)로 2033년에는 49억240만달러(약 7조3,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25.5%다. 글로벌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은 1,627억달러로 추정되며 2035년 5,087억달러(약 75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전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날은 오는 5월 21일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부부의 날’이기도 하다. 부부의 날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부부문화를 만들기 위한 기념일이다. 5월 21일로 정해진 까닭은 가정의 달 5월에 두 사람(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부부의 날이 두 사람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듯이 노사가 화합해 한 목표를 낼 수 있을 때 회사가 더 건강해질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삼성전자 노조가 자칫 명분이 없을 수도 있는 파업으로 비난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석현 기자
트윗하기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삼성전자, GTC서 HBM4E 최초 공개…엔비디아와 AI 동맹 고도화
삼성전자 노조, 파업 투표 시작…가결 시 5월 말 총파업
키워드
#삼성전자
#총파업
#SK하이닉스
방석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SR타임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