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광양경자청,“투자유치 2조 시대” 외치지만
김대수 동부취재본부 차장
2026년 07월 27일(월) 14:35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GFEZ)이 올해 2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와 37개 기업 유치, 1270명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고 해외 기업과의 상담을 확대하는 등 광양만권을 새로운 산업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기업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철강과 석유화학 중심의 산업구조를 이차전지와 수소, 첨단소재 등 미래산업으로 다변화해야 하는 광양만권으로서는 새로운 기업과 자본을 끌어들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화려한 투자유치 실적 뒤에서 지역사회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문제가 있다.
“투자협약(MOU)을 체결한 기업 가운데 실제 공장을 짓고 가동에 들어간 기업은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이다.
광양경자청은 그동안 국내외 기업들과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대규모 투자 예정액과 고용 창출 효과를 발표해 왔다. 그러나 투자협약은 투자의 시작일 뿐 실제 투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협약 이후 부지계약과 인허가, 착공과 준공을 거쳐 실제 생산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기업의 투자환경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계획이 축소되거나 지연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투자유치 성과를 단순히 협약 건수와 투자 예정 금액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몇 개 기업과 협약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가운데 몇 개 기업이 실제 투자했는지, 투자금액은 당초 계획 대비 얼마나 집행됐는지, 공장은 몇 곳이 착공·준공됐는지, 약속했던 고용은 얼마나 실현됐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이를 위해 광양경자청이 투자유치 이후의 진행 상황을 시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투자 이행 성적표’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기업별 투자협약 체결부터 부지계약, 착공, 준공, 가동 여부와 실제 투자액, 고용인원 등을 단계별로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공개한다면 투자유치 정책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해외 투자유치 활동도 결과 중심의 평가가 필요하다.
해외 투자설명회와 기업 방문은 잠재 투자자를 발굴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출장 횟수나 상담 기업 수 자체가 최종 성과가 될 수는 없다. 상담 이후 실제 투자협약으로 연결된 사례와 다시 실제 투자로 이어진 비율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개발사업의 속도 역시 살펴봐야 한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은 일부 개발사업이 장기간 추진되고 있다. 기업을 아무리 적극적으로 유치하더라도 적기에 산업용지를 공급하고 전력과 용수, 도로, 물류 등 기반시설을 갖추지 못한다면 실제 투자로 연결하기 어렵다.
신규 기업 유치와 함께 기존 입주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인력난과 인허가, 전력·용수, 물류 등의 애로사항을 얼마나 신속하게 해결하느냐가 추가 투자와 장기 정착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광양만권은 광양항을 중심으로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이차전지와 수소, 첨단소재 등 미래산업으로 확장할 잠재력도 충분하다.
이러한 경쟁력을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연결하는 것이 광양경자청의 역할이다.
지역사회가 원하는 것은 화려한 협약식이나 거대한 투자 예정 금액만이 아니다. 어느 기업이 투자를 약속했고 그 약속이 어디까지 이행됐는지, 실제 공장이 몇 곳이나 들어섰으며 시민에게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돌아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결과다.
투자유치는 MOU에 서명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시작된다.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협약서에 적힌 투자 예정액이 아니라 실제 투입된 자본이며, 예상 고용인원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다.
광양경자청도 이제 ‘얼마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는가’보다 ‘얼마나 실제 투자로 완성했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래야 “투자유치 실적은 화려한데 실제 공장은 어디에 있느냐”는 지역사회의 질문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광양=김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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