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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조급할수록 비싼 대가 치른다

"이런 (황당한) 영상 때문에 메모리가 비싼 거였어?" 연초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3개의 기둥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바이쫀득쿠키를 지목하는 짤이 유행했다. 두쫀쿠 유행은 사그라들었는데, 삼전닉스의 호조는...

[기자24시] 조급할수록 비싼 대가 치른다

정재원 증권부 기자

누군가 취미를 물으면 "스마트폰이요"라고 답한다. 최근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이 부쩍 늘었다. 현실을 어쭙잖게 모사하는 영상은 불쾌한 골짜기만 느껴져서 차라리 대놓고 '나 AI요' 하며 재미를 주는 영상이 낫다. 서양인들이 'AI 밈' 댓글을 달아놨다. "이런 (황당한) 영상 때문에 메모리가 비싼 거였어?"

연초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3개의 기둥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바이쫀득쿠키를 지목하는 짤이 유행했다. 두쫀쿠 유행은 사그라들었는데, 삼전닉스의 호조는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일시적 유행이 아니어서다. 두쫀쿠는 물리면 그만 먹으면 된다. 그러나 빅테크들은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삼성·하이닉스가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를 쟁여둬야 한다.

메모리는 원래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수요 사이클을 형성했다. 시기를 잘못 잡은 투자자는 쪽박을 찼다. 그런데 AI가 등장하며 메모리 수요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시나리오는 여의도 증권가보단 현업 AI 전문가가 낙관한다.

시장은 이미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 최초로 메모리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DRAM'은 이달 초 출시된 뒤 보름 만에 1조원을 빨아들였다. 투자자들은 미국 빅테크가 메모리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환호한다.

이럴 때 초보 투자자라면 포모(FOMO), 남들 다 돈 버는 것 같은데 나만 놓칠까 봐 불안해 무작정 뛰어드는 것에 유의해야겠다.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별개로 주식시장은 단기 과열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성과급을 받지 않는 직장인들이 배가 아파서 하이닉스 주식에 투자하는 시대다. 원래 시장은 느리지만 조급한 사람에게 가장 비싼 가격을 매긴다.

AI가 메모리를 더 많이 요구하는 것은 분명한 흐름이지만, 그 흐름에 올라타 인생 역전을 노리는 탐욕스러운 마음가짐을 늘 경계하고 유의하자.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투자자가 끝까지 남는다. 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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