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우 고려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지난해 6월 4일 새벽 2시에 당선이 확정된 이재명 대통령은 비상상황에서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비서진과 내각의 인선과 함께 국정 운영 계획 수립에 나섰고, 9월 16일에는 123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그중 고용 전략은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목표로 ‘누구나 존중받는 일터’가 타이틀이고, 구성 요소는 차별과 배제 없는 일터, 노동 존중 실현과 노동기본권 보장, 일·가정·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 통합과 성장의 혁신적 일자리 정책이다. 하지만 고용 주체인 기업에 대한 정책적 고려도, 실업의 고통에서 헤매는 청년에 대한 배려도 없고 일자리를 잡은 기득권만 모신다.
반도체 초호황의 영향도 있었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주가지수는 견고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세수도 대폭 늘었다. 이러한 호황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게 문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청년고용 실적은 현 정부에서 더욱 악화했다. 15∼29세의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은 지난해 6월에는 6.1%였는데, 올해 3월에는 7.6%로 올랐다. 인원으로는 23만7000명에서 28만 명으로 늘었다. 청년실업 확산이 30대의 구직난으로 이어지면서 20∼30대는 놀고, 장년층과 노년층은 더 일하는 비정상적 비효율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주가 상승이 고용 증대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기업에 대한 전반적 규제 강화에 따른 불안감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는 상법 개정을 반복하면서 자기 주식 신규 취득 제한과 기존 보유분의 소각의무를 강화했다. 대주주가 보유 지분보다 낮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도록 제약하고 집중투표제를 강화했다. 대주주의 사업 확장 의욕은 사라졌고 고용 의욕도 함께 사그라들었다. 대주주는 배당수입에 대해서도 고율의 누진소득세를 내야 하므로 기업 확장을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부족하다. 기업이 확장을 멈추면 고용 능력도 작아진다. 인공지능(AI)과 로봇 확산으로 인력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경직적 노사관계로 인해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규 채용에 대한 노동관계법 규제 때문에 고용을 주저한다. AI 활용이 확산되면 재택근무 등 근로 형태도 다양해질 것이다. 기업은 직접고용 대신 사업소득자 형태로 개인들과 계약해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계약을 통해 업무를 제공하고 기업은 용역대금의 3.3%에 해당하는 소득세를 원천징수할 수 있다. 직접고용 없이도 거주지에서 일하면서 수입을 얻고 사업소득자로 소득세를 신고·납부하는 간접고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청년실업 확산에 대해서는 부실한 대학교육의 책임도 크다. 기업 채용과 대학교육의 미스매치도 심각한 문제다. 고등학교와 대학의 직업교육을 연계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조선업 등 특화된 업종에서 고교 교육과 대학교육을 결합해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목적세인 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를 재원으로 수준 높은 교육훈련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 일자리를 가로막는 규제도 많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새로 출범한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청년이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양태를 상정하고 이를 가로막는 규제를 가려내고 합리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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