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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업은 'AX 준비 중', 직원은 이미 'AI 실전'…속도 차가 만든 조직 내 ...

국내 기업 대다수는 인공지능 전환(AX)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실행 단계는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티드랩의 '2026 AX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97% 이상이 향후...

기업은 'AX 준비 중', 직원은 이미 'AI 실전'…속도 차가 만든 조직 내 ...

[MS투데이] 국내 기업 대다수는 인공지능 전환(AX)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실행 단계는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티드랩의 ‘2026 AX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97% 이상이 향후 3년 내 AX가 경영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사 차원에서 AX를 본격 도입했다고 답한 기업은 5.3%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시범 적용 단계에 있거나(41.6%),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38.1%)에 머물러 있었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장애 요인은 전문 인력 확보의 어려움(53.1%)과 명확한 전략 및 로드맵 부재(51.3%)였다.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조직 구조와 인재 체계를 함께 재설계해야 하는 과제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10명 중 8명 “업무에 AI 활용”…이미 ‘일의 일부’

반면 현장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AI 활용 속도는 훨씬 빠르다.

토스랩이 발표한 ‘Redefine Work Report 2026’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이미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원티드랩 조사에서는 직장인 92.1%가 AI 사용 경험이 있으며, 이 중 86% 이상은 거의 매일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AI는 단순한 실험 도구를 넘어 실제 성과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응답자의 95.8%는 AI 활용 후 결과물의 품질이 향상됐다고 답했고, 78.4%는 업무 속도가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직원들은 AI로 절약한 시간을 기존 업무의 품질을 높이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 기능 선호도에서는 단순한 콘텐츠 생성보다 ‘맥락 요약’이나 ‘파일 요약’처럼 업무 히스토리를 정리하고 이해를 돕는 기능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AI의 역할이 아이디어 보조자에서 업무 맥락을 관리하는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인재, 연봉 프리미엄 붙는다

AI 활용 능력은 채용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되고 있다.

기업 HR 담당자의 77.2%는 AI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에게 추가 연봉을 지급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추가 보상 수준은 10% 미만이 가장 많았고, 11~20% 수준을 제시한 응답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측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절반 가까이가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AI 활용 경험을 기재하고 있었으며, 60% 이상은 AI를 적극 도입하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이 자신의 시장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동시에 ‘AI 역량 검증의 어려움’을 가장 큰 채용 과제로 꼽았다. 지원자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AI를 활용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그런데…직원 29% “회사 AI 전략 방해한 적 있다”

AI 활용이 확산되는 한편, 조직 내부에서는 예상치 못한 저항도 나타나고 있다.

해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지식 근로자의 29%가 회사의 AI 전략을 방해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Z세대로 범위를 좁히면 이 비율은 44%까지 올라간다. 이들 중 상당수는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방식도 다양했다. 회사가 승인하지 않은 외부 AI 툴에 내부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AI 도구 사용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소극적 저항이 있었다. 일부는 고의로 업무 품질을 낮추거나 성과 평가 지표를 왜곡해 AI가 효과 없는 것처럼 보이도록 행동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FOBO(Fear Of Becoming Obsolete)’, 즉 ‘쓸모없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신조어로 설명된다. AI 도입이 가속화될수록, 특히 경력 초기 단계에 있는 세대일수록 역할 상실에 대한 불안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경영진도 위기의식…“저항은 미래 위협”

흥미로운 점은 경영진 역시 이 같은 내부 저항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사에서 C레벨 임원의 76%는 직원들의 방해 행위가 회사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AI 사용 자체는 이미 일상화됐다. 응답자의 70%, 경영진의 94%가 하루 30분 이상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도구의 확산이 아니라, 그것이 조직 내 역할 재정의와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포럼(WEF)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 2025’에 따르면 글로벌 고용주의 77%가 재교육과 역량 강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실행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EU는 지난해 AI 시스템을 운용하는 기업에 직원 AI 이해 역량 확보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발효시키며 제도적 대응에도 나섰다.

조직 AI 전략을 연구하는 전문가는 “기업과 직원 간의 속도 차가 갈등의 본질”이라며 “직원들은 이미 AI를 업무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기업은 여전히 통제와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I 도입의 성패는 최신 모델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가 아니라, AI가 맡을 일과 사람이 맡을 일을 어떻게 재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직원을 변화 설계 과정에 참여시키지 않으면 저항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AX의 진짜 과제는 ‘속도’가 아니라 ‘정렬’

현재의 풍경은 역설적이다. 기업은 AX 전략을 논의 중이지만, 직원들은 이미 AI를 일상 업무에 통합했다. 동시에 일부 직원들은 자신의 역할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조용히 저항하고 있다.

결국 AX의 핵심 과제는 기술 도입 자체가 아니라 조직 내 속도를 맞추는 일이다. 개인의 실전 활용과 기업의 제도 설계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될 때, AI는 위협이 아니라 생산성 혁신의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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