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건강도 AI로 챙긴다…강원에 뿌리 내린 뷰티테크
디지털 헬스케어·뷰티테크 접점 넓혀
GRIDA, 연구 개발 전반 플랫폼 서비스
해듭, AI 기반 개인 맞춤 피부 상태 분석
데이터 분석·맞춤형 관리 체계 접근 의미
해외시장·대학 협력 대외 확장 흐름 뚜렷
성장 가능 인재 생태계 기업 역할 강조
"창업, 명확한 목적·네트워킹 중요"
▲ 임동영 우당네트웍 대표가 CES 강원관에서 개인 맞춤형 피부 건강 솔루션 '해듭'을 소개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는 산업 지형 속에서 기술 기반 기업의 성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화두는 '어디에 뿌리를 두고 성장하느냐'다. 지역에 본사를 두고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병행하는 기업은 그 자체로 지역 산업 생태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춘천에 본사를 둔 우당네트웍도 이런 흐름 속에서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2019년 설립된 이 기업은 비임상 연구 서비스에서 출발해 연구지원 플랫폼과 AI 기반 피부 분석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며 디지털 헬스케어와 뷰티테크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회사명 '우당(友堂)'에는 '벗들이 모이는 집'이라는 뜻이 담겨 있고, 큰 뜻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건강한 성장을 위한 변화를 만든다는 의미를 내세우고 있다.
우당네트웍의 현재 사업은 크게 두 축으로 정리된다. 하나는 연구지원 서비스 'GRIDA', 다른 하나는 개인 맞춤형 피부 건강 솔루션 '해듭(HAEDEUP)'이다.
GRIDA는 실험 의뢰부터 설계, 수행, 데이터 분석, 결과 보고까지 연구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은 서비스다. 공공기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연구기획과 컨설팅 지원, 진행 상황 확인, 분석 결과 제공까지 포함해 연구개발 전반을 플랫폼화하려는 방향이 뚜렷하다.
▲ 2025년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BIO USA 2025 현장에서 임동영(오른쪽) 우당네트웍 대표와 육동한 춘천시장이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소비자 접점에서는 해듭이 전면에 서 있다. AI 이미지 데이터와 피부관리 습관, 설문, 성분 데이터 등을 결합해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온라인 상담, 맞춤형 리포트, 제품 추천과 루틴 제안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췄다. 2025년 3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해듭은 피부 상태 분석과 생활습관 기반의 2주 프로그램, 기업 복지 연계 확장 계획까지 제시하며 사업화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기업의 성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은 국가 연구개발 이력이다. 우당네트웍은 2023년 '아토피 개인 맞춤 서비스를 위한 AI 기반 피부 이미지 분석 및 케어 시스템 구축 연구'를 수행했고, 관련 연구보고서도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아토피 피부 상태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딥러닝 기반 분류·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피부 건강 서비스를 단순 소비재 영역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과 맞춤형 관리 체계의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외 확장 흐름도 뚜렷하다. 우당네트웍은 2024년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BIO USA 참가를 계기로 캐나다 기업 WeLabs와 헬스케어 제품 판매 및 피부건강 디지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약에는 아토피 케어 서비스 해듭의 유통과 시장 검증, 피부질환 관련 상품 유통,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협력 내용이 담겼다. 이어 2025년 11월 홍콩에서 열린 '코스모프로프 아시아 홍콩' 전시에 참가한 강원지역 바이오·화장품 기업군에도 이름을 올리며 해외 시장 접점을 넓혔다.
▲우당네트웍과 방글라데시 KB코퍼레이션 측이 2025년 11월 강원대 보듬관에서 3만5000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원도에서 기술기업이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역에 주소를 두는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역 안에서 대학, 창업지원기관, 공공사업과 연결돼 생존 기반을 다지고, 다시 시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우당네트웍 역시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올해 2월 한림대 산학협력단과 RISE 사업 연계 산학협력 체계 구축 및 CRO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협약에는 공동연구, CRO 전문인력 양성, 나노디그리 교과목 운영, 인력교류와 시설·장비 공동 활용 등이 담겼다. 지역 기술기업이 대학과 손잡고 인재 양성과 산업 기반 확장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지역 인재 채용과 육성에 대한 고민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임동영 우당네트웍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지역에서 인력을 채용할 수는 있어도 곧바로 인재를 만나기는 어렵다"면서도 "인재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팀이 모범을 보이고, 전략적으로 사고하며, 책임 있게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신규 인력과 청년 인력도 에너지를 받아 인재로 바뀔 수 있다"며 "그런 사람이 또 다른 인재를 불러오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고, 현실화해 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지역에 인재가 없다고 단정하기보다, 지역 안에서 성장 가능한 인재 생태계를 기업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읽히는 대목이다.
임동영 대표는 강원도에서 창업하거나 정착하려는 후배 기업들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임 대표는 "중요한 것은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 목적에 맞는 행동과 네트워킹을 하는 것"이라며 "이 행위가 목적 달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먼저 생각해야 행동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과제 선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1억원짜리 과제보다 1원이라도 고객에게 돈을 받는 비즈니스를 해야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제 수행 실적보다 시장에서 실제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현실적인 조언이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이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대학·복지기관과 협력하고, 소비자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고, 해외 전시와 수출 계약으로 나아가는 경로는 강원 산업 생태계가 지향하는 성장 모델과도 맞닿아 있다. 우당네트웍은 강원도에서 출발한 연구개발형 기업이 서비스 플랫폼, 소비자용 솔루션, 제품군, 해외 유통 파트너십까지 외연을 넓혀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국 지역 기업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느냐'보다 '무엇을 축적하고 어디까지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모범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혜정 기자 hyej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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