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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아야 할 성평등 윤리

세계적인 SF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는 1988년 저서에서 일찍이 이렇게 경고했다. "현대 사회의 가장 슬픈 단면은, 과학기술이 지식을 축적하는 속도가 우리 사회가 지혜를 모으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아야 할 성평등 윤리

[기고] 전원빈 충북도 자치연수원 행정지원과 주무관

세계적인 SF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는 1988년 저서에서 일찍이 이렇게 경고했다. "현대 사회의 가장 슬픈 단면은, 과학기술이 지식을 축적하는 속도가 우리 사회가 지혜를 모으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그의 통찰은 눈부신 기술 혁신을 이룬 오늘날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며, 과연 타인을 존중하는 우리의 성평등 의식이 그 속도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기술과 알고리즘이 인간의 감정을 배제하므로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중립적일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인공지능은 결국 과거부터 누적된 인간의 데이터와 언어를 학습하며 성장한다. 우리 사회 저변에 낡은 성별 고정관념과 차별적 인식이 깔려 있다면, 첨단 기술 역시 그 편견을 고스란히 답습해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대·재생산할 뿐이다. 여성의 이력서를 기계적으로 배제했던 채용 AI 알고리즘이나, 음성 비서 서비스에 순종적인 여성의 목소리를 기본값으로 설정해 온 고정관념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디지털 공간의 익명성과 기술력을 무기로 타인을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혐오와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각종 디지털 성범죄 역시 본질적으로는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첨단 기술은 우리 삶을 미래로 이끌고 있지만, 이를 설계하고 소비하는 사회의 감수성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기술의 중립성이라는 환상에 가려져 구조적 성차별과 폭력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인식의 괴리,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진정한 위기다.

위기의 원인이 기술 자체가 아닌 인식의 부재에 있다면, 해법은 제도를 기획하고 사회적 기준을 세우는 공직사회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정책을 설계하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먼저 변하지 않으면, 행정이 도입하는 어떠한 스마트 기술이나 안전망도 결국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반쪽짜리 혁신에 그치고 말 것이다. 제도를 집행하는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평등을 탄탄히 내재화할 때, 비로소 도민 누구나 차별 없이 혜택을 누리는 포용적인 정책이 탄생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직자 대상 성평등 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앞으로의 교육은 단순한 제도 숙지를 넘어, 기술 이면에 담긴 사람의 가치를 살피고 공감하는 윤리적 기준 확립의 장이 되어야 한다. 알고리즘과 데이터 속 편향성을 공무원들이 먼저 세심하게 짚어내고, 화면 너머에 존재하는 개개인의 온전한 존엄을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공직사회가 앞장서서 양성평등이라는 흔들림 없는 윤리적 잣대를 세울 때, 첨단 기술은 차별의 도구가 아닌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변화하는 공직자의 시선이 곧 도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충북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알고리즘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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