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스타트업 대상 '도룡벤처포럼' 개최
스타트업 IR·투자자 피드백·정책 토론 마련
"대전 글로벌 딥테크 클러스터로 도약 가능"
도룡벤처포럼이 21일 대전스타트업파크에서 대전지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행사 참가자들이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주원 기자]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의 기술 창업이 '연구실 안의 성과'를 넘어 시장으로 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는 분명했다. 좋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초기 투자, 공공기관·대기업 연결, 지역 기반 생태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도룡벤처포럼은 21일 대전스타트업파크에서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주제로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대전지역 스타트업과 엔젤투자 네트워크를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스페셜 세션을 맡아 스타트업 지원 방향을 소개했다.
행사는 스타트업 투자설명회, 실증 지원사업 안내, 주제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투자설명회에는 블루디바이스, 워터트리네즈, 카본에너지 등 3개 기업이 참여해 친환경 소재, 수처리 솔루션, 담수화 플랜트 연계 탄소 직접포집 기술을 발표했다.
◇ 기술 확장성 소개한 테크 스타트업
정재민 블루디바이스 대표가 디스플레이 커버글라스의 빛 반사 문제를 해결하는 친환경 안티글레어 기술을 소개하며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주원 기자]
첫 발표에 나선 정재민 블루디바이스 대표는 디스플레이 커버글라스의 빛 반사 문제를 해결하는 친환경 안티글레어 기술을 소개했다. 연마제와 공기를 활용해 유리뿐 아니라 필름·폴리머 계열까지 처리할 수 있는 공법을 개발했다.
정 대표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이페이퍼(e-Paper), 태양광 패널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며 "기술 검증을 마친 만큼 앞으로는 양산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인철 워터트리네즈 대표는 PFAS(과불화화합물)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수처리 기술을 발표했다. 워터트리네즈는 한국화학연구원 공공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으로 기존 불소계 고분자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와 고내구성 멤브레인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수처리, 2차전지, 정수기 필터 등 분야에서 기존 소재를 대체해야 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자사 소재는 강산·고온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어 산업 폐수와 오일 생산수 처리 분야까지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수자원공사와의 협력을 언급하며 "실증과 해외 전시, 협력 사업을 통해 고객사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시영 카본에너지 대표는 탄소 직접포집 기술을 소개하며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해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담수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과 에너지 흐름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식은 기존 설비와 연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 스타트업 생존 관문은 '실증'
김진석 한국수자원공사 부장이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합해 스타트업 실증을 지원하는 제도인 ‘K-테스트베드’ 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주원 기자]
반면 발표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과제는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검증하고 시장으로 연결하는 과정이었다. 이에 이날 한국수자원공사는 스타트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으로 '실증'을 꼽았다.
김진석 한국수자원공사 부장은 'K-테스트베드' 제도를 소개하며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실제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하고 성능확인서를 받을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5년 차 창업기업 생존율은 33% 수준"이라며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중 하나가 현장과 실증"이라고 말했다.
K-테스트베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총괄 운영기관을 맡고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합해 스타트업 실증을 지원하는 제도다. 김 부장은 "성능확인서를 받으면 조달청 혁신시제품 지정 평가에서도 도움이 된다"며 "실증이 판로 개척과 해외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대덕특구, '연결 생태계'가 필요하다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가 기조 발제에서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주원 기자]
이후 토론에서는 대덕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는 기조 발제에서 실증 거점과 혁신 조달의 중요성을 짚었다.
최 대표는 "딥테크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려면 협력적 가치사슬을 갖춘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기술을 기업으로 만드는 벤처빌더, 투자와 실증을 연결하는 혁신 중개자, 지역 기반 AC·VC, 신속 실증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랩에서 나온 기술이 실제 사용 환경에서 검증되고 그 결과가 투자와 조달로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유럽처럼 문제를 먼저 제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사전 구매와 실증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조달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딥테크 창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대전이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나시영 대표는 "대전에는 원천기술과 아이디어가 넘치지만 이를 돈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은 아직 부족하다"며 "그 부분을 메울 수 있다면 대전은 글로벌 딥테크 클러스터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우 한국수자원공사 처장도 "대전은 연구개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클러스터는 연결돼야 힘을 발휘하는 만큼 대전시가 주축이 돼 흩어진 역량을 묶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주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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