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름 추가 후 티켓·기부금 동반 붕괴
매출 1억 2400만달러, 목표치 절반에 그쳐
법원 "이름 떼라"…이사회는 2년 폐쇄 강행
미국 워싱턴DC의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건물에 붙인 뒤 올해 2300만달러(약 319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 간판이 방수포로 덮여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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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해 "케네디센터의 티켓 판매와 기부금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된 뒤 무너졌다"며 "그간 센터 지도부는 재정이 회복됐다고 공개적으로 선전해왔다"고 보도했다. WP는 센터 내부 예산안과 이사회 회의록 등을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센터가 자체 전망한 2026 회계연도 총매출은 1억 2400만달러(약 1717억원)로, 목표치 2억 2000만달러(약 3047억원)의 절반을 겨우 넘는다. 티켓 판매 등 사업 수익은 목표치를 70% 밑돌았고 기부금 수익도 25% 미달했다. 인력 감축과 지출 삭감을 단행하고도 적자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관객 이탈은 명칭 변경 이전부터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이사진을 교체하고 스스로 이사장에 오른 직후 예술가들의 공연 취소가 잇따르면서 정기구독권 판매액이 1년 새 36%가량 줄었다. 센터의 한 재정 관계자는 WP에 "인수 직후 타격을 입었던 센터가 잠시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명칭 변경 이후 말 그대로 재정 절벽으로 떨어졌다"며 "기부자, 관객, 예술가 모두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내부 문건을 검토한 앤드루 테일러 아메리칸대 교수도 "급강하 수준의 하락세"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수가 초래한 결과는 파국적인 수익 급감"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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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변경은 법정 다툼으로 번진 상태다. 이사회가 지난해 12월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추가하기로 의결하자, 크리스토퍼 쿠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5월 위법하게 설치됐다며 철거를 명령했다. 1964년 의회가 케네디센터를 암살된 대통령의 '살아있는 기념물'로 지정하면서 별도의 기념물을 붙이지 못하도록 한 법률이 근거였다. 법무부는 지난 6월 법원에 낸 서면에서 명칭 사용이 "케네디센터를 재정적·구조적 붕괴에서 구하는 길"이라고 주장했으나, 매출 전망치에 따르면 정반대를 가리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사회는 지난 3월 보수 공사를 이유로 전면 폐쇄를 의결했으나 쿠퍼 판사가 5월 "이사 누구도 충분한 정보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이사회는 지난 13일 '2년 폐쇄'를 다시 의결하고 외벽 명칭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넣어 바꾸기로 했다. 그러자 이사 중 한 명인 조이스 비티 민주당 하원의원은 "재정 파탄을 은폐하고 법원 판결을 우회하려는 시도"라며 소송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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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그리넬 센터 사장은 인력 감축이 합리적 조치였다며 기부금 1억 1700만달러(약 1621억원)를 모았다고 반박했다. 케네디센터 대변인은 "이전 지도부의 방만한 재정 관리가 근본 원인"이라며 의회로부터 2억 5700만달러(약 3560억원)의 보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복원에 필요한 자원과 리더십을 투입했다고 옹호했으나, 올해 매출 급감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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