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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고]주택공급 절벽 넘어 미래의 주거공백 막아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금리 인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공사비 급등이 겹치면서 주택 착공이 3년 연속 급감했다. 전국 주택 착공은 최근 3년간 과거 장기 평균보다 약 40% 줄었고, 서울은 절반 이상 감소했다. ‘주택공급 절벽’이라 할 만하다.

[기고]주택공급 절벽 넘어 미래의 주거공백 막아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금리 인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공사비 급등이 겹치면서 주택 착공이 3년 연속 급감했다. 전국 주택 착공은 최근 3년간 과거 장기 평균보다 약 40% 줄었고, 서울은 절반 이상 감소했다. ‘주택공급 절벽’이라 할 만하다. 오늘의 착공 부진이 3년, 5년 뒤의 주거공백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경기변동과 다르다.

그 영향은 신규 주택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 비아파트 신축이 끊기면 1인 가구와 청년·신혼부부가 선택할 수 있는 전월세 주택이 줄어든다. 최근 서울·수도권 일부에서 나타나는 매매·전세·월세의 ‘삼중 상승 압력’은 공급 위축이 기대심리, 정비사업 이주와 전월세 매물 감소 등 다른 불안 요인과 결합해 불안을 증폭시키는 양상이다.

최근 주요 선진국들도 공급 확대를 핵심 과제로 다루고 있다. 미국에서는 ‘21세기 주거기회 확대법’이 지난 7월 발효됐다. 지방정부의 용도지역·인허가 개혁을 유도하고, 심의·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며, 공실 상가와 산업시설의 주택 전환, 모듈러주택 활성화도 포함됐다. 세부적인 처방은 다르지만, 공급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제도·금융·행정의 병목을 풀어야 한다는 교훈은 같다.

우리 정부도 공급 목표를 설정하고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건축규제 완화와 금융지원을 추진해 왔다. 이제는 개별 대책을 넘어 ‘제도화된 경기대응형 공급 안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급 파이프라인 복원과 공급 생태계 다변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

먼저 인허가 실적보다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전환율을 관리해야 한다. 토지 확보와 인허가를 마치고도 멈춘 사업은 입지, 사업성, 수요 기반과 공공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재가동해야 한다. 정비사업 역시 일률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기보다 기존 인센티브의 성과를 점검하고, 사업성 취약지역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 추가 용적률이 토지가격과 기대수익에 머물지 않고 실제 착공과 공공성으로 전환되는지가 중요하다.

공급 주체도 다양해져야 한다. 전문성과 장기 운영 역량을 갖춘 새로운 민간임대 주체를 육성해 신축·장기임대 중심의 제도권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공공임대와 시장 주택 사이의 ‘제3의 공급영역’을 키워야 공급 생태계의 복원력도 높아진다. 인허가 권한을 가진 지방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지역 여건에 맞게 밀도와 용도를 조정하고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정책 틀과 재정·행정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착공과 입주, 부담 가능한 주택의 공급 성과를 평가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대한 공급 구호가 아니다. 착공을 가로막는 병목을 해소하고, 끊어진 공급 파이프라인을 복원하며, 다양한 공급 주체가 지속적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그래야 미래의 주거 공백을 막을 수 있다.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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