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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폴리텍 하이테크과정

화학 공정뿐 아니라 AI 기반 공정 모니터링, 디지털 트윈, 수소 에너지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교육 현장을 산업 변화의 최전선으로...

[기고]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폴리텍 하이테크과정

▲ 김병준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석유화학공정과 교수

대학의 본래 목적은 사회와 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기술 환경 속에서 대학은 사고력과 분석력을 키우는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현장에서는 단순한 지식 보유자보다 문제 해결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대학 교육은 여전히 교재 중심, 이론 중심의 구조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엔지니어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 교과서 속 화학 반응식과 공정 이론은 현실의 장비와 배관, 밸브, 제어 신호 앞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로 다가온다. 계측 오차나 단위 오류 하나가 전체 공정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실무 교육’은 단순한 직업훈련을 넘어, 산업이 요구하는 현장 감각과 문제 해결력을 길러주는 교육 과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산업현장과 교육의 간극을 메우는 실무형 인재양성의 요람, 바로 한국폴리텍대학 하이테크과정이다. 대학을 졸업했거나 4학기 이상 수료한 39세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1년 과정으로 전국의 폴리텍대학 캠퍼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울산 남구 테크노산업단지에 자리하고 있는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의 하이테크 과정은 국내 유일의 실제 석유화학 플랜트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이는 학생들이 석유화학 기업의 현장과 거의 동일한 조건에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공정 설계 프로그램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밸브를 조작하고 펌프의 운전 특성을 데이터로 확인하며, 온도-압력-유량-액위 제어의 상호작용을 직접 실습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이야말로 산업이 요구하는 엔지니어 역량을 길러주는 핵심이다.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하이테크 과정의 강점은 설비의 규모나 기술 수준에만 있지 않다. 교육 철학의 중심에는 현장의 언어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교과서 속 공식이나 이론을 암기하는 교육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기업 공장장급으로 구성된 교수진은 실습을 통해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절차, 안전 기준, 소통 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지도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설비를 단순히 이해하는 사람을 넘어,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이 과정에는 ‘문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프로젝트’도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은 플랜트 운영 중 발견되는 작은 이상 징후나 비효율 요소를 직접 찾아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설계한다.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작은 실수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곳 학교에서는 실수해도 괜찮다. 실패가 허용되는 교육장이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바로 실패로부터 배우는 진정한 현장 교육이 이 과정의 가장 큰 가치다.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하이테크 과정의 교육 역량은 이미 다양한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UNIST, 경희대, 동국대, 부산대, 부경대 등 국내 주요 대학 화학공학과 졸업생들이 이곳에서 현장 재교육을 받고, 대기업 엔지니어 및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대학에서 습득한 이론적 지식을 실제 산업 공정과 연결함으로써, 이론과 실무의 균형을 갖춘 새로운 기술 인재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산업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원한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산업 친화적이고 실무 중심적인 커리큘럼으로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석유화학AX, 안전공학, 공정 최적화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역량까지 포함함으로써, 단순한 직업훈련을 넘어선 미래지향적 현장 교육을 지향한다.

앞으로의 기술 혁신은 단일 전공의 경계를 넘어 융합적 사고를 요구한다. 화학 공정뿐 아니라 AI 기반 공정 모니터링, 디지털 트윈, 수소 에너지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교육 현장을 산업 변화의 최전선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 산업 문제 해결로 연결하고자 하는 모든 졸업생에게, 한국폴리텍대학의 실무 교육은 제2의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현장과 교육의 경계를 허물고, 산업과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교육. 이것이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인재 양성의 모습이며, 국가산업경쟁력 향상의 지름길이 아닐까.

김병준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석유화학공정과 교수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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