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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통합돌봄의 시행과 한의원 왕진에 관하여

◇AI 생성 이미지. 그러나 이번 돌봄통합지원법의 시행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가 주축이 된 통합지원센터가 설치되고, 점차 수요자 중심의 1차의료, 재택진료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역사회에서 1차의료...

[기고] 통합돌봄의 시행과 한의원 왕진에 관하여

장덕규

법무법인 반우

파트너변호사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은 단순한 서비스 확대를 넘어, 국가 돌봄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선언하고 있다. 이 법의 핵심은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개념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국민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평소 살던 집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법률 제5, 6조), 시·군·구 단위에서 의료, 간호, 장기요양, 생활 지원, 주거 지원이 통합적으로 제공되는 실행 기전을 법적으로 의무화했다(법률 제15조 내지 20조).

통합돌봄은 그동안의 지역사회 돌봄이 공급자 중심의 파편화된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수요자의 불편을 유발한다는 점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일차의료와 장기요양 및 사회복지 서비스는 분절되어 있었고 돌봄이 필요한 수요자가 스스로 복잡한 제도를 찾아다녀야 했다. 한 대상자에게 의료와 요양의 수요가 동시에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간의 정보 공유나 연계가 차단되어 있었기에 일차의료 현장에서도 환자의 생활 환경이나 요양 서비스 상황을 알지 못한 채 단편적인 처치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지역사회 돌봄은 결국 의료기관보다는 환자의 자택에서 의료행위를 해야 할 필요성이 큰데, 의료기관 안에서만 의료업을 실시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의료법 제33조 제1항의 존재로 인해 자유롭게 의료기관 밖에서의 치료행위를 하기가 어려웠고, 수가 역시 시범사업으로만 운영되고 있어서 지역사회의 한의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였다.

◇AI 생성 이미지.

그러나 이번 돌봄통합지원법의 시행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가 주축이 된 통합지원센터가 설치되고, 점차 수요자 중심의 1차의료, 재택진료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역사회에서 1차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통합돌봄과 재택진료에 관심이 있을 한의원들을 위해 관련된 법령상의 규제와 사례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통합돌봄 지원제도가 시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의료인들은 의료법의 규제를 받고, 그 대가는 건강보험 체계의 적용을 받는다. 그런데 결국 통합돌봄 하에서 의료서비스의 핵심은 재택진료에 있으므로, 통합돌봄에 따라 재택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한의사는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한 의료법 제33조 제1항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에 관한 문제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료법 제33조 제1항은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으며,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경우,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요청하는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정간호를 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의료기관 내에서만 의료업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실상 해당 조항은 재택진료의 확대를 목적한 최근의 통합돌봄지원법의 입법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예전에는 소위 왕진이라고 불리웠던 의료기관 밖에서의 의료행위를 철저히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법원은 2011. 4. 14.선고한 2010두26315 판결을 통해, "의료법이 원칙적으로 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영위하도록 한 것은 의료행위가 의료기관 밖에서 행하여질 경우 의료의 질 저하와 적정 진료를 받을 환자의 권리 침해 등으로 인해 의료질서가 문란하게 되고, 국민의 보건위생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게 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보건의료정책상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즉, 전국에 수만 개 이상의 의료기관이 개설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설도, 장비도 부실할 수 밖에 없는 왕진을 허용하기 보다는 환자가 직접 내원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이 국민 보건 상 낫다고 보았던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 판례가 세운 기준에서라고 한다면, 의료기관을 벗어난 의료행위는 예외적인 것으로서 엄격하게 규율될 필요성이 큰 바, 특별한 법적 보호장치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재택진료행위는 위법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통합돌봄제도 하에서의 재택의료는 그러한 위법성 문제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일단 기본적으로 현재의 재택의료는 시범사업의 형태로 진행중인데, 이 시범사업은 정부가 임의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하여 실시하는 것이다(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 이 경우, 시범사업의 요건과 지침을 따르는 한 법률에 기한 정당행위가 되기 때문에, 재택진료를 한다 하더라도 의료법 위반이 될 수는 없다.

또한 일단 애당초 의료법이 정하고 있기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요청한 경우'는 의료법 제33조 제1항 위반이 아니다. 그런데 통합돌봄지원법 상 통합지원 지역계획 및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ㆍ시행하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장이다. 통합돌봄지원법 제14조는 통합지원을 제공하는 주체를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명시하고 있고, 더구나 제15조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통합지원을 위하여 보건의료 분야에서 한의사가 통합지원 대상자의 가정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진료서비스의 서비스를 확대ㆍ강화하도록 노력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별 지원계획에 따라 재택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는 앞서도 말한바와 같이 통합돌봄 제도 하에서 재택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일반적인 경우의 왕진에 대하여는 대법원의 판단기준에 따르면 특정 환자에 대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요청에 응하여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하여 적법성이 인정되는 등, 엄격한 기준에 따라 위법성 여부가 판단될 수 있음을 주의하여야 한다.

한편 수가에 대하여는 장기요양 재택의료 시범사업 지침과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지침을 잘 준수할 필요가 있다. 한의원 입장에서 신경쓰이는 것은 수가의 부당청구에 대한 심사 또는 사후 현지조사 등의 문제일텐데, 이에 관하여는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요양기관에 대한 현지조사의 방식보다는 장기요양기관들이 받는 현지조사의 방식으로 사후관리ㆍ감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특히 장기요양 재택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한의원의 경우 한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팀을 만들어야하고(인력배치기준), 그 팀원이 한의사는 월 1회 이상 방문진료, 간호사는 월 2회 이상 방문간호, 사회복지사는 주기적 상담 등 각자의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장기요양기관에서 직종에 따른 인력배치기준을 정해놓고 그 직종별 종사자가 각자의 역할을 성실히 하였는지 여부를 바탕으로 부당청구를 따지는 형태와 유사한 것으로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서는 각 인력이 자신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다는 점에 관한 기록 등을 꼼꼼히 남겨놓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장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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