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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전쟁과 혐오에 맞선 용감한 그녀들 - 제 1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이하여

8월 14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불볕더위로 온 나라가 고통을 받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이날을 맞이하게 됐다.

[기고] 전쟁과 혐오에 맞선 용감한 그녀들 - 제 1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이하여

8월 14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불볕더위로 온 나라가 고통을 받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이날을 맞이하게 됐다.

올해는 지난 2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이 일부 개정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금지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 등의 처벌을 받게 됐다. 또한 전국을 돌면서 평화의 소녀상 등 ‘위안부’ 기림 조형물을 훼손하고,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자들과 ‘위안부’ 관련 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명예훼손을 일삼아 오던 극우단체 대표가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됨에 따라 ‘위안부’에 대한 모욕과 훼손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혐오가 일상이 되고 있는 지금 현실은 이러한 기대를 맘껏 펼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혐오 표현이 놀이처럼 번져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그러한 표현에 대한 사회적인 대응에서도 의견이 나누어져서 날 선 공격적 언사들이 오간다.

예를 들어 표현의 자유 문제가 불거지면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보장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혐오 표현으로 발화된 말들이 그러한 목적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의보다는 ‘당신은 말해도 되고 나는 말하면 안 되느냐’는 식의 싸움으로 번져가기 일쑤다. 표현의 자유란 내가 하고 싶은 말(그것이 혐오 표현이더라도)을 맘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자신 의견을 국가권력 혹은 다른 권력에 위축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자유이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어떤 사안이 생겼을 때 피해자보다 가해자 사정과 처지를 먼저 챙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페미니스트 철학자 케이트 만이 ‘himpathy(he+sympathy·부적절하고 과도한 동정)’라고 표현한 이러한 분위기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조선 사람’이자 ‘여성’으로서의 이중 혐오를 가장 많이 견뎌야 했던 분이 ‘위안부’ 피해자일 것이다. 전쟁 중에 전장으로 끌려가 인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당하셨던 분들이 1991년이 되기까지 50년간 자신 피해와 고통을 드러내지 못했던 사실 자체가 우리 사회 혐오와 모욕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위안부’ 피해자들은 전쟁과 혐오에 맞서 과거 고통과 사회 분위기를 딛고 일어서서, 다시는 전쟁과 전시 성폭력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자신 피해 사실과 고통을 증언하셨다. 그리고 ‘위안부’ 관련 단체들은 그분들 용기를 기리며 그분들 뜻을 펼치는 활동을 해왔다. 전쟁범죄를 일으킨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 내고, 제대로 된 해결 과정을 밟아오지 못한 국가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이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이하는 이번 주간에도 각 지역 ‘위안부’ 관련 단체들은 다양한 기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주에서는 ‘전쟁과 혐오에 맞선 용감한 그녀들’이라는 제목 전시를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하고 있고 14일에는 기념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마음이 아주 급해진다. 정부에 등록된 생존 피해자는 다섯 분밖에 남지 않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우리 발걸음을 멈출 수 없는 이유이다.

/강문순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 진주평화기림사업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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