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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백일홍과의 약속, 괴산의 미래를 꽃피우다

지난 5월 어린이날 충북아쿠아리움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백일홍 모종을 심었다. 작은 손으로 흙을 만지고 물을 주는 모습은 그 자체로 그림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아이들은 꽃을 심고 있었지만 어쩌면 그날 심은 것은 꽃만이 아니었는지 모른다.

[기고] 백일홍과의 약속, 괴산의 미래를 꽃피우다

기고

이병민 충북도 내수면산업연구소 수산파크산업과장

지난 5월 어린이날 충북아쿠아리움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백일홍 모종을 심었다. 작은 손으로 흙을 만지고 물을 주는 모습은 그 자체로 그림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아이들은 꽃을 심고 있었지만 어쩌면 그날 심은 것은 꽃만이 아니었는지 모른다. 기다림이자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이었으며 함께 자라날 시간에 대한 기대였다.

그날 심은 백일홍은 충북아쿠아리움의 직원들의 손에서 먼저 시작됐다. 예산을 아껴 사온 씨앗으로 싹을 틔우고 어린 모종을 돌보며 봄을 보냈다. 잡초를 뽑고 물을 주는 일, 생명을 키우는 일은 언제나 사람을 조금 더 성실하게 만든다. 그렇게 자란 모종에 아이들의 손길이 더해졌고 가족들의 웃음이 더해졌다.

두 달이 지난 지금 그 작은 씨앗들은 만송이 꽃이 돼 충북아쿠아리움을 밝히고 있다. 꽃은 자기 힘으로 피어나지만 그 뒤에는 물주며 가꾼 누군가의 정성이 더해져야만 진가를 발휘한다. 백일홍의 꽃말이 인연과 우정, 변치 않는 사랑인 것도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활짝 핀 꽃밭을 바라보고 있으면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의 손길이 있었고 기다림이 있었으며 누군가의 마음이 더해져 비로소 지금의 풍경이 만들어졌다.

괴산 역시 그러하다. 괴산은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고장이지만 다른 많은 지방 도시들처럼 인구 감소라는 안타까운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지역의 활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모이고, 머무름이 이어지고, 다시 찾고 싶은 기억이 쌓일 때 비로소 생겨난다.

충북아쿠아리움도 그런 마음으로 변화해 왔다. 어종 연구 중심의 공간에서 벗어나 누구나 찾아와 쉬고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고자 했다. 무료 관람으로 문턱을 낮추고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개관 이후 지금까지 6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이곳을 찾았다.

이는 충북아쿠아리움만의 성과가 아니다. 관광과 축제, 스포츠, 그리고 지역 곳곳에서 묵묵히 애쓰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 모여 괴산군은 2년 연속 충북 군 단위 생활인구 유입 1위를 기록했다. 수많은 만남과 기억이 모여 만든 성과다.

충북아쿠아리움을 찾은 많은 아이들이 생태계를 배우고 괴산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쌓으며 지역의 아름다움을 몸소 경험했을 것이다. 이러한 순간들이 모여 지역은 미래를 향해 살아 있는 공간이 된다.

충북아쿠아리움도 한번 피면 백일을 간다는 백일홍처럼 오래오래 기억되는 공간이 되고 싶다. 한 번 다녀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계절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품고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공간이 되고 싶다.

그 약속의 연장선에서 오는 7월 초에는 여름 특별기획전 ‘은빛물결, 은어 특별전’이 열린다. 맑은 물에서 살아가는 은어를 통해 우리 내수면 생태계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꽃은 저절로 피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누군가의 정성과 관심이 모일 때 비로소 꽃이 되고 풍경이 된다. 직원들이 씨앗을 틔우고 아이들이 모종을 심어 만송이 꽃밭을 만들었듯이, 지역을 향한 작은 실천들도 언젠가 괴산의 더 큰 내일을 꽃피울 것이다.

올여름 충북아쿠아리움을 찾는 분들이 백일홍 꽃밭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이병민 충북도 내수면산업연구소 수산파크산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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