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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AI를 쓰는 회사와 AI 회사의 본질적 차이

실제로, 많은 AI 스타트업이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는 리스크 구조다. AI 회사는 기술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안고 간다. 모델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기고] AI를 쓰는 회사와 AI 회사의 본질적 차이

김성수 국제통상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라이센스뉴스 = 김성수 국제통상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일부 기술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고객 응대 챗봇부터 마케팅 자동화, 생산 공정 최적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에서 AI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AI를 쓰는 회사’이고, 다른 하나는 AI 자체를 핵심 제품과 가치로 삼는 ‘AI 회사’다. 겉으로 보면, 두 유형 모두 AI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쟁력의 근원과 성장 방식, 그리고 리스크 구조까지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선 ‘AI를 쓰는 회사’는 기존 사업 구조 위에 AI를 도입해 효율을 높이는 기업이다. 제조업이 생산 라인에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유통업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 AI는 어디까지나 수단이다.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은 여전히 제품, 브랜드, 유통망, 고객 관계와 같은 기존 요소에서 나온다. AI는 이를 보완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반면, ‘AI 회사’는 AI 자체가 제품이자 서비스다. 예를 들어, 자연어 처리 모델, 이미지 생성 기술, 데이터 분석 엔진 등을 핵심으로 하는 기업들은 AI 성능 자체가 곧 경쟁력이다. 이들에게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업의 본질이다. 모델의 정확도, 학습 데이터의 질, 알고리즘의 구조, 컴퓨팅 인프라가 곧 기업의 가치로 직결된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정의를 넘어, 실제 경영 전략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만든다. 첫 번째 차이는 투자 구조에서 나타난다. AI를 쓰는 회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AI를 도입할 수 있다. 외부 솔루션을 활용하거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AI 회사는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데이터 확보, 모델 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며,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차별화의 방식이다. AI를 쓰는 회사는 AI 자체로 차별화하기 어렵다. 동일한 솔루션을 경쟁사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AI를 활용해 기존 강점을 얼마나 잘 강화하느냐가 핵심이다. 반대로, AI 회사는 기술 자체가 차별화 요소다. 더 정확하고 더 빠르며, 더 효율적인 모델을 만드는 것이 경쟁의 중심이 된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R&D) 역량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세 번째는 확장성이다. AI 회사는 기술이 완성되면, 빠른 확장이 가능하다.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추가 비용 없이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AI를 쓰는 회사는 물리적 자산이나 기존 사업 구조의 제약을 받는다. AI를 통해 효율은 높일 수 있지만, 확장 속도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이 단순히 ‘어느 쪽이 더 우월한가?’의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AI를 쓰는 회사가 더 안정적인 경우가 많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들은 이미 검증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AI는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AI 회사는 기술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변화에 민감하며, 수익 모델이 불안정한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많은 AI 스타트업이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는 리스크 구조다. AI 회사는 기술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안고 간다. 모델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더 나은 기술이 등장하면,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 반면, AI를 쓰는 회사는 기술 리스크를 외부에 일부 전가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솔루션을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방어 장치가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현재 흐름을 보면,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 두 유형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다. AI 회사는 점점 플랫폼화되며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고, AI를 쓰는 회사는 점점 더 깊이 있는 기술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핵심 영역에서는 자체 AI를 개발하면서도, 비핵심 영역에서는 외부 솔루션을 활용하는 혼합 전략을 취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쓰느냐 AI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AI를 통해 어떤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느냐다. 단순한 도입에 그치는 기업은 일시적인 효율 개선에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AI를 자사의 핵심 역량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경영자의 판단이 중요해진다. 모든 기업이 AI 회사가 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기업에게는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단순한 도구 수준에 머무를 경우,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각 기업은 자신의 산업 구조, 자원, 시장 위치를 고려해 어디까지 AI를 내재화할 것인지를 명확히 결정해야 한다.

AI는 분명 강력한 기술이다. 하지만, 기술 자체가 자동으로 경쟁력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AI를 쓰는 회사’와 ‘AI 회사’의 차이는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 구조와 전략의 문제다. 그리고 그 차이를 이해하는 기업만이, AI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김 성 수

現 국제통상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외부 필진 칼럼(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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