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8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참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김태은 기자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최근 잇따른 대규모 금융사고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장기 연체채권 추심으로 문제가 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로부터 19년간 배당을 받아온 데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장 행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금융사고 문제로 심려 끼쳐드린 점을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고 보고 및 대응체계를 강화해 내부통제의 빈틈을 철저히 메워 나가겠다”고 했다.
기업은행이 올해 공시한 금융사고는 규모는 약 11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중국법인에서 발생한 833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는 본점이 뒤늦게 파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불거졌다. 국내에서도 182억원 규모의 부동산 사기대출 등이 적발됐다.
‘23년 추심’ 상록수서 215억 배당 챙겼다…“책임 통감”
23년간 장기 연체채권 추심을 이어온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를 통해 기업은행이 배당을 받아온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10개 금융기관이 출자해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이 19년 동안 상록수로부터 215억원의 배당을 받은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서민 채무자를 상대로 20년 넘게 추심을 이어온 상록수로부터 금융사들이 장기간 배당과 수수료를 받아온 구조가 정책적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연체채권이 어느 회사로 넘어갔느냐에 따라 채무자의 구제 여부가 달라져서다.
이에 장 행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갖겠다”고 답했다.
3만명 몰린 기업銀 포용대출…연소득 규제에 8500명 발목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대출이 대출 규제에 막힌 상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에는 동의하지만 서민생활과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총 6조4439억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액도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했다. 반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상담은 3년 새 약 61% 증가했다.
박 의원은 “중저신용자의 제도권 금융 대출 기회가 줄면서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대로는 포용금융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은행이 지난 7월 출시한 ‘IBK 착한금리 포용대출’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4.9%(청년층 연 4.7%)의 단일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16일까지 약 3만명이나 신청했지만, 실제 대출은 6300명에게 총 843억원이 공급됐다.
대출 미승인자 2만2449명 가운데 8517명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에 가로막혔다. 중저신용자 지원을 위한 포용금융 상품에도 일반 신용대출과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 데 따른 것이다.
박 의원은 “지난 6월 제2금융권의 중저신용자 대상 생활안정자금은 연소득 규제에서 제외됐지만 은행권 포용상품은 아직 규제 대상”이라며 은행권의 저금리 포용대출도 대출 연소득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와 서민금융이 실수요자에게 제대로 가야 하는 부분 사이 조화를 이루겠다”고 답했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저금리로 공급되는 국책은행 포용대출이 최고 연 15% 수준 대출을 취급하는 제2금융권보다 총량관리에서 더 큰 부담을 지는 구조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장 행장은 대출 심사를 고도화하고 포용대출 상품의 비대면 이용이 어려운 계층을 적극 지원해 달라는 주문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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