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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금요수필] 네 자매의 일탈

‘여행은 영혼의 비타민이다.’ 누가 말했던가! 악보도 쉼표가 있듯이, 여백 없이 살아온 지친 삶을 채워줄 뭔가가 필요했다. 네 자매는, 하던 일 잠시 미루고 감기처럼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울컥'에 위로가 되어 주는 자그마한 일탈을 선물하기로 했다.

[금요수필] 네 자매의 일탈

[금요수필] 네 자매의 일탈

채백령

이종근

2026년 07월 02일 10:22

승인

2026년 07월 02일 23:42

‘여행은 영혼의 비타민이다.’ 누가 말했던가! 악보도 쉼표가 있듯이, 여백 없이 살아온 지친 삶을 채워줄 뭔가가 필요했다. 네 자매는, 하던 일 잠시 미루고 감기처럼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울컥'에 위로가 되어 주는 자그마한 일탈을 선물하기로 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라는 속담처럼, 단박에 3박 5일 일정으로 투명하고 따뜻한 별들을 실컷 떠먹자며 청정 지역인 ‘내몽골 자치구’로 장소를 정했다. ‘오르도스 공항’에 내리니 밤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기우가 현실’이 된 걸까! 여행 기간 내내, 느닷없이 쏟아지는 비는, 바람의 시어들이 뜀박질하는 초원의 흙들을 ‘우르르’ 튕겨 냈다. 빗줄기가 짬짬이 숨을 고르는 동안, 오르도스 불교문화원. 대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 박물관. 기마민족다운 박진감 넘치는 마상 쇼 및 당장, 쌀을 살 돈이 없어도 폭죽에 진심인 중국인들의 화려한 불꽃놀이 등, 패키지 코스를 잰걸음으로 다녔다. 가끔은, 비를 털어낸 햇살 사이로 선물처럼 찾아온 무지개가 강행군으로 지친 나른한 세포를 탱탱하게 잡아 주었고, 노을빛이 빚어놓은 현란한 붓 터치의 ‘게르’는, 무심한 척 아무리 딴청을 부려 봐도 눈시울이 뜨거워짐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인간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마지막 날인 ‘인컨타라 사막’ 여행은, 또 다른 문명의 땅이 되어 우리를 맞이했다. 액티비티 한 놀이기구들이 즐비한 ‘사막 에버랜드’가 펼쳐졌다. 주인에게 복종하는 슬픈 눈망울의 낙타 체험까지 하며. 바람이 몰고 온 모래와 한 몸이 되어 눈물. 콧물 후련하게 쏟아냈다. 백미는,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사방이 통유리 된 ‘유리 호텔’이었다. 우선, 유리창에 흐르는 매혹적인 빗방울을 바라보며 영화 ‘원초적 본능’에 나오는 샤론스톤의 요염한 포즈로 뜨끈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하지만, 정작 보고 싶었던 총총 별들은,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 속에 꼭꼭 숨어버렸다. 야심 차게 준비한, ‘별빛 사이키 자연조명’ 아래서 추는, 흥 많은 4인조 파자마 자매의 ‘헐렁한 바지 벗어져라 터는 제멋대로 춤‘ 공연은 열리지 못했다. 또한. 나란히 누워서 밤늦도록 별을 헤이다가 지쳐 잠이 드는 ‘소녀감성의 설렘’ 같은 사치는 오지 않았다, 기대치를 너무 높인 게 화근이 되었을까! ‘유리 호텔’에서의 밤은 그렇게 속절없이 깊어만 갔다.

비록, 비처럼 쏟아지는 눈부신 별빛들을 바라보며 환호성 지르는 운은 따라 주지 않았지만 여행은, 뭘 많이 보았느냐 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며 뭘 느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아울러, 채우지 못한 빈칸이 있었기에 해보지 못한 맛난 생각들은, 또 다른 여행을 위해 긍정 에너지를 가동할 것이다.

3박 5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함께 쓰는 일기장’ 같은 가족이라는 끈끈함으로 속마음 털어놓으며 토닥여 주었던, 그 어느 별보다 더 빛나는 가슴 뭉클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느꼈을 풍경만으로도 내면을 반질하게 성큼 키우는 마력의 힐링 여행은 아니었을까! 어느 틈엔가 아스라한 사막에서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온 듯한 서늘한 바람 한 점이, 발끝에 간신히 걸쳐 있는 인견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린다.

채백령 수필가는

- 문학광장 수필부문 등단

- 문인협회 정읍지부 회원

- 문학광장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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