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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금감원, 고위험상품 판매·전산사고 정조준···'ELS급 제재' 예고

한국투자증권 MTS 계좌잔고 서비스 오류, 토스뱅크 반값 엔화 환전 사고, 카카오뱅크 앱 접속장애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기본적인 관리 소홀로 사고가 난다면 감경 요인은 최소화하고 확실한...

금감원, 고위험상품 판매·전산사고 정조준···'ELS급 제재' 예고

불완전판매 적발 시 감경 없이 법정 최고 수준 제재

MTS·환전 오류 잇따라···내부통제 미흡 금융사 ‘금전 패널티’

빚투 투자자 손실률 19%···일반 투자자 대비 2.3배 확대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고위험 주가연계상품 불완전판매와 금융사 전산사고에 대해 과거 ‘홍콩 ELS 사태’에 준하는 고강도 제재를 예고했다.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일반 투자자의 두 배 이상으로 집계된 가운데, 금감원은 레버리지 투자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장 변동성에 편승한 금융사의 단기 성과주의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20일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업권별 금융소비자 중대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협의회는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라 거래가 급증하면서 금융사 간 실적 확대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 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잦은 전산 변경과 테스트 미비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이 국내 대형 증권사 두 곳의 개인 계좌 약 46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이달 1~9일 신용융자를 이용한 개인투자자의 평균 손실률은 19%로 나타났다. 신용융자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의 손실률(-8.2%)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불완전판매 적발 시 'ELS급 철퇴'···감경 없이 법정 제재

금감원은 주가연계상품 판매 급증의 위험을 주시했다. 5대 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납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4조9000억원에서 하반기 15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도 지난해 17만8000건으로 전년 13만5000건 대비 크게 늘었다. 금감원은 최근 이란·미국 전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사가 단기 실적 달성을 위해 고위험상품 권유 등 불완전판매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과거 은행권의 홍콩 ELS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경로를 통해 판매채널의 불완전판매 징후를 점검 중"이라며 "위규사항 적발 시 은행권 ELS 제재에 준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콩 ELS 사태는 은행들의 자율배상 노력 등을 감안해 감경을 고려했지만, 추후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감경을 고려하지 않고 법에서 정한 수준의 제재를 내리겠다"며 "감경이 없었다면, ELS 사태 당시 은행권이 받았을 제재 수준은 4조원"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ELS 사태는 홍콩 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확정돼 은행 창구 판매 방식과 불완전판매 논란이 겹친 사건이다.

◇후발 금융사 전산사고 집중···내부통제 미흡 시 금전 패널티

금감원은 전산사고도 집중 점검 대상으로 올렸다. 한국투자증권 MTS 계좌잔고 서비스 오류, 토스뱅크 반값 엔화 환전 사고, 카카오뱅크 앱 접속장애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기본적인 관리 소홀로 사고가 난다면 감경 요인은 최소화하고 확실한 금전적 패널티를 부과하겠다"며 "최근 일련의 사고는 은행·보험 등 전통적 금융회사가 아니라 인터넷뱅크·가상자산사업자 같은 후발 주자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증권사 거래시스템(HTS·MTS)과 은행 환전시스템 등에 대한 자체 점검을 금융권에 지시했다.

◇빚투 손실 일반의 2.3배···20대 소액 투자자 격차 3.2배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빚투 피해는 청년·소액 투자자에게 집중됐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63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며 이달 9일 5251.87까지 15.9% 하락했다.

연령대별 신용융자 투자 손실률은 60대가 19.8%로 가장 높았고 50대 19.3%, 40대 19% 순이었다. 20대와 30대는 각각 17.8%, 18.2%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신용융자 미사용 투자자와의 격차는 오히려 컸다. 20대의 경우 일반 투자자 손실률이 6.7%에 그친 반면 신용융자 투자자는 2.7배 높은 손실을 기록했다.

투자 규모가 작을수록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투자금 1000만원 미만 계좌에서 신용융자 투자자 손실률은 20.7%로 미사용 투자자(7.5%)보다 2.8배 높았으며, 20대 소액 투자자의 손실률 격차는 3.2배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청년층일수록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고 소형주 중심의 공격적 투자 비중이 높은 점이 손실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금감원은 담보유지비율·반대매매 방식·대출한도 등 신용거래 핵심 위험을 소비자에게 충실히 설명하도록 증권사에 지도했다. 다만 총량 관리 방식의 빚투 규제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사가 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해 단기 성과를 따르고 소비자 이익을 등한시하는 상품을 제조·판매하는 관행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금감원도 사후구제 중심의 소비자 보호 업무방식에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에서 최고위급 협의 기구인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는 소비자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언론·민원·감독·검사 정보 등을 기반으로 중대 위혐요인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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