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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글로벌 공급망 흔들 삼전 파업…"긴급조정 불가피" 목소리

삼성전자 반도체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재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흔들 삼전 파업…"긴급조정 불가피" 목소리

삼성전자 반도체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재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오는 21일 예정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붕괴,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등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이 막대하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반도체가 한국 수출과 증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라는 점에서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경제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이달 21일 총파업 돌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노사 간 성과급 체계 개편과 보상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정부 안팎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 일상생활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치다.

발동 시 노조는 즉시 30일간 파업 등 모든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사실상 ‘강제 냉각기간’이 적용되는 셈이다.

재계와 학계는 삼성전자 반도체 파업이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상당 부분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장 가동 중단 시 하루 1조원 수준 손실 가능성이 있으며, 파업 장기화 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조 측 역시 생산 차질 규모를 20조~30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압도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약 35%를 차지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78%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삼성전자 자체의 영향력도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5.7%를 차지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 시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 투자심리 전반에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파업이 과거 제조업 노사 갈등과 다른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산업 특수성 때문이다.

반도체 공정은 한 번 생산라인이 멈추면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는 지난 2007년 4시간 정전으로 약 400억원 피해를 입었고, 평택캠퍼스 역시 2018년 30분 미만 정전으로 5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공급 차질은 단순 생산 감소를 넘어 시장 지위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공급망 안정성을 핵심 평가 요소로 삼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고객사 이탈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 기고문에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단순 임금 협상이 아니라 국가 핵심 산업과 공급망 안정성에 직결된 문제"라며 "긴급조정 필요성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단계"라고 진단했다.

실제 긴급조정권은 국내에서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발동됐다.

대표 사례는 1993년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이다. 당시 현대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연대 파업에 돌입하며 자동차·조선 산업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자 김영삼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이후 노사는 협상 테이블로 복귀했고 사태는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2005년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당시 노무현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국가 물류망과 국민 생활 피해를 이유로 개입에 나섰다.

재계에서는 현재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당시 자동차·항공 산업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사안 역시 충분한 긴급조정 명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노사 협상 결렬 이후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가 원칙 있는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강성 노조를 겨냥해 "자신들만 살겠다는 과도한 요구는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공개 비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삼성전자는 형식상 사기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민기업"이라고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문제는 단순 노사 갈등이 아니라 461만 소액주주와 1700여 협력업체, 국가 공급망 전체가 걸린 사안"이라며 "노조가 강경 투쟁에 나선 상황에서 정부가 긴급조정권이라는 법적 수단을 검토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 역시 노조에 비판적인 분위기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9.3%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라고 답했다. 여론조사공정 조사에서도 74.3%가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를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21일까지 남은 시간이 사실상 정부 판단의 '골든타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경쟁은 한 번 뒤처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며 "삼성전자 사태는 더 이상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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