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군 ‘DMZ 지뢰 폭발’ 엿새 만에 조사…폭발지점 뒤늦게 정정, 장병증언 흘려들어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현안 발표를 하고 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현안 발표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광고

우리 장병 3명이 중경상을 당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가운데 군의 초기 대응 실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군의 ‘늑장 조사’ 논란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군은 지난 21일 폭발 사고 발생 사흘 뒤인 24일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어 27~29일 세차례에 걸쳐 유엔군사령부(유엔사)와 현장 합동조사를 진행했다. 야권은 사건 엿새 만인 27일에야 현장조사가 시작된 데 대해 “이재명 정부가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사라지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2015년 북한 목함지뢰 사건 때는 사고 이틀 뒤 조사에 착수해 열흘 안에 ‘북한의 고의 지뢰 매설’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과 견주며 군의 대응이 늦다고 비판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015년 지역은 비무장지대 내에서 우리 군이 수시로 드나드는 안전이 확보된 지역”이었지만 이번 폭발 지점은 군사분계선(MDL)에 인접한 위험 지역이어서 장병 안전 확보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29일 군이 ‘대북 제재 완화'를 담은 이 대통령의 지난 22일(현지시각) 유엔총회 연설을 의식해 조사를 미룬 것 아니냐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의 공세에 “지뢰 사고에 대한 군의 현장조사는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합참과 유엔사가 현장 지휘관들의 건의를 고려해 순전히 군사적 판단에 의해 계획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현안질의에 참석해 비무장지대 사고 관련 의원 질의 도중 제시한 사고 지역의 지도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군이 사고 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 사고 지점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이남을 침범해 조성한 지뢰지대 인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군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점에서 “수십m 떨어진 곳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며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8일 합참은 “군사분계선에서 10여m 떨어진 지점”이라고 정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해당 지점에서 위치를 찍은 것이 수십m 떨어진 것으로 최초 보고가 됐는데, 난청 지역이라 통신이 잘 안돼서 오차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또 군은 현장 작전 장병들로부터 “북한의 목함지뢰와 유사한 형태를 보았다”거나 “갈색 지뢰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음에도, 정밀 감식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며 불투명한 태도를 보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최초의 군 보고서에는 ‘북한 목함지뢰 추정'이라는 단어가 분명히 들어가 있었는데, 그것이 삭제됐다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고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서도 군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처음부터 북한군 지뢰라고 추정할 수 있었음에도 결국 추석, 또 대통령의 유엔총회 이게 다 지나서야 북한군 지뢰 추정이라는 얘기를 했다”며 “대통령 정치 일정을 국가 안보보다 우선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합참 의장이 현장조사 일정은 보안 사항이라고 당부했는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조사 전날 ‘나는 알고 있다'고 공개했다”며 “중요한 보안 위반이고 군사 기밀 유출”이라고 주장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서영지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